부동산 부동산일반

수도권 여전히 공급 부족.. 지방은 공급 과잉 더 심화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6 17:44

수정 2016.10.16 21:36

아파트 청약률 '극과 극'
이달 서울.부산 청약률 입지 뛰어난 곳 수백대 1
미분양 쌓인 용인 등은 1순위 청약률이 '제로'
수도권 여전히 공급 부족.. 지방은 공급 과잉 더 심화

수도권 여전히 공급 부족.. 지방은 공급 과잉 더 심화

신규 분양시장이 서울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를 중심으로 수십~수백대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시장에서는 여전히 청약경쟁률이 '제로'이거나 청약자가 거의 없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갈수록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과 경기지역의 경우 아직도 공급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이들 지역 분양시장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일부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지역에는 이미 공급과잉이 심각한 수준까지 와 있어 향후 후폭풍이 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청약률 '수백대 1' vs '0' 극과 극

10월 가을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하반기 분양시장은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를 중심으로 더 달아오르고 있다. 여름휴가 비수기가 끝나면서 주택 수요자들이 몰린 것이 주 원인이다. 주요 분양 물량이 서울 수도권 주요 지역에 많았던 것도 원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10월 청약을 받은 서울 고덕 그라시움,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 반포 아크로 리버뷰, 부산 명륜자이 등은 평균 청약경쟁률이 적게는 9.4대 1에서 많게는 수백대 1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입지가 뛰어나다는게 특징이다. 수도권과 광역시에 있는데다 그동안 주택 공급량이 부족해 청약 호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은 일반분양이 적은 재개발 재건축 물량이기 때문에 적당한 입지만 갖춰질 경우 당분간 수요자들이 몰리는 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과 다르게 신규 분양단지마다 청약률이 제로이거나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단지들도 여전해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9~10월 분양했던 경기 용인 역북 신원 아침도시, 여주 우찬셀레스, 경남 거제 오션뷰, 포항 오천 서희스타힐스 등은 1순위 청약률이 제로에 가까웠다. 충북 제천 왕암동 코아루 드림은 지난 4월에 분양해 740가구 모집에 1명도 청약하지 않았다. 미분양이 쌓인 용인의 경우 역북 신원아침도시는 245가구 모집에 22명만이 청약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공급된 39개 단지 가운데 1순위에서 마감된 사업장은 19곳으로 전체 48.7%다. 서울과 부산, 세종 등은 대부분 1순위에 마감됐지만 충청, 대구, 경북 등은 미달 단지들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과 충북에는 9월 공급단지 5곳 가운데 4곳이 미달됐다. 대구.경북은 5곳 가운데 4곳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수도권에선 경기 용인도 3곳중 2곳이 미달이었다.

■입주물량… 금리, 추가대책 등이 최대 변수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분양시장 호조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지방 및 수도권 일부 지역 등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내년부터 지역별 입주물량이 과도하게 쏟아지는데다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경우 분양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리얼투데이 김광석 이사는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이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방은 대구, 경상권 등을 빼고는 열기가 식어가기 때문에 분양시장에 뛰어들때 주의를 요한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부터 쏟아지는 입주 물량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예상 입주물량은 전국 28만4888가구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37만3360가구와 39만4568가구가 쏟아진다. 경기지역은 올해 8만6000여건에서 15만여건으로 2배가 넘게 쏟아진다. 지방도 입주 물량이 많은 곳들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일각에선 금융위기 이후 공급이 적었기 때문에 충분하다는 얘기를 하지만 2018년까지 다가올 입주물량은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지역별 과거 평균 입주 물량을 넘어가는 지역들은 향후 수요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지방은 전반적으로 계약률도 떨어지는 분위기"라면서 "부산, 강원 등 대형 개발호재가 있는 곳들은 분위기가 유지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들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앞으로 양극화는 더 심해지고 입주폭탄이 떨어지는 곳들도 서서히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가 부동산 규제를 하게 되면 시장 경착륙이 우려돼 더 강한 규제가 나오기는 어렵지만 금리인상 등 다양한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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