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극장에 나타난 '메뚜기족'을 아십니까?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31 08:37

수정 2016.03.31 09:21

▲사진=fn DB
▲사진=fn DB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사업자인 CJ CGV의 ‘가격 차등제’가 시행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CGV는 지난 3일부터 영화관 내부에서 좌석별로 가격을 다르게 받는 '가격 차등제'를 실시하고 있다. 좌석을 위치에 따라 ‘이코노미 존’, ‘스탠다드 존’, 그리고 ‘프라임 존’ 등 세 구역으로 나누고 좌석별로 가격에 각각 1000원씩 차등을 뒀다.

‘가격 차등제’는 시작부터 잡음이 많았다. 사실상 영화관람료 인상이라는 지적부터 상영관들이 ‘메뚜기족’에 몸살을 앓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메뚜기족’이란 가격이 저렴한 좌석을 예매해 입장한 뒤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좌석의 빈자리로 이동해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가격 차등제’로 인한 각종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물 하나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29일 뽐뿌와 베스티즈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 어제 메뚜기족이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시물 하나가 올라왔다.

글쓴이는 “평일 2시 영화를 보게 됐는데 앞쪽 자리 2자리만 예매돼 있고 나머지는 모두 빈 좌석이어서 그냥 싼 좌석을 예매하고 중간에 올라가서 영화를 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영화가 끝날 때쯤 직원들이 상영관 안을 살펴보더니 나갈 때 다시 표 검사를 하고는 정해진 좌석이 아니니 추가 결제를 하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꼼수를 부린 것은 맞지만 추가 결제에 관한 내역은 전혀 알지 못했고 어떠한 고지도 받지 못했다”며 “감시하는 듯한 행동까지 받고 다시 매표소로 불려가는 그 자체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영화관에 관객이 4명밖에 없었으며, 누구도 방해한 적이 없기 때문에 CGV의 대응이 아쉽다는 입장이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일부에서는 “너무 팍팍하게 한다. 처음부터 차등제를 두지 말았어야 한다”, “영화를 아예 cgv에서 보지 말아야겠다”며 업체 측에 대해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꼼수 부린 건 인정하면서 왜 글을 올렸는지 모르겠다”, “너무 뻔뻔하다”, “무궁화호 티켓 끊고 KTX 탄 다음에 화낼 사람”이라며 글쓴이의 행동이 더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CGV 홍보팀 관계자는 "사실 관계가 다르다"며 "추가 금액을 과금하는 제도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영화가 끝난 뒤 고객에게 다음부터는 원래 자리에 앉아줄 것을 부탁했지만 고객이 화를 내며 먼저 재결제를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지만 끝내 표를 다시 끊었다는 것이다.

이후 원글은 삭제된 상태지만 CGV측의 반박이후 글쓴이는 "양심없는 진상고객으로 매도되는 상황"이라며 다시 해명글을 올렸다.

CGV 답변이 어이없네요. 사실과 다른 부분 적어봅니다

그는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추가 결제에 대한 사전고지나 가이드 없이 영화가 끝난 후 결제를 요구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해프닝으로 인해 CGV의 ‘가격 차등제’는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네티즌들은 애초에 CGV가 영화관 좌석에 등급을 매긴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영화관 점유율 1위 CGV가 먼저 가격 차등제를 시행함에 따라 롯데시네마나 메가박스도 비슷한 제도를 만들 것을 우려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CGV의 '가격 차등제'가 "실질적인 가격인상"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CGV관계자는 '가격 차등제' 실시 전후로 '메뚜기족'에 대한 불만사항이 접수된 건은 없다고 밝히며 만약 '메뚜기족'을 발견하면 "지정 좌석에 앉아달라고 안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GV '가격 차등제'로 생겨난 '메뚜기족'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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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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