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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향, "꼭 우승해 SK와이번스 대회 때 시구하고 싶어요"..에비앙챔피언십 이틀 연속 선두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11 21:51

수정 2015.09.11 21:51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GC에서 열린 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중간 합계 9언더파를 기록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부상한 이미향(왼쪽)이 대회를 마친 뒤 스승인 양찬국프로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GC에서 열린 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중간 합계 9언더파를 기록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부상한 이미향(왼쪽)이 대회를 마친 뒤 스승인 양찬국프로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레뱅(프랑스)=정대균골프전문기자】"사부님이 잊어 버렸던 기본적인 것을 일깨워 준 게 큰 도움이 됐다."

이미향(22·볼빅)이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향해 거침없는 질주를 했다. 이미향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GC(파71·645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25만달러) 이튿날 2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틀어 막고 버디 5개를 골라 잡아 4언더파 67타를 쳤다. 전날 5언더파에 이어 이틀 연속 쾌조의 샷감이다.


이미향의 선전 뒤에는 정신적 지주이자 든든한 후원자인 영원한 사부 양찬국(66)프로가 있었다. 양프로는 환갑의 나이에 KPGA 티칭프로 자격증을 취득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양프로는 한국초등학교골프연맹 훈련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미향 프로의 아버지 이영구씨와 절친이다. 그런 인연으로 이미향은 양프로로부터 골프채를 잡는 것부터 배웠다. 그리고 이미향이 LPGA투어로 진출한 이후에도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변함이 없다. 샷이 잘 안될 때면 지금도 수시로 전화를 걸어 문제점을 해결하곤 한다.

그런 양프로가 이번 대회에 제자를 위해 기꺼이 동행을 했다. 그리고 프로암에도 출전하지 못한 제자에게 대회 개막전날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귀가 번쩍 뜨이는 '한수'를 가르쳐 주었다. 양프로가 제자에게 일러준 것은 세 가지였다. '첫째 기본으로 돌아가라, 둘째 오른쪽 무릎이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을 잊지 마라, 세째 네 자신을 믿어라'였다. 이미향은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 프레샷 루틴을 잊어 버렸는데 사부님이 그것을 잡아 주셨다"며 "대회 개막전에 해주었던 그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그 스승의 조언이 선전의 원동력이 되었음을 확인해주었다.

올해로 세 번째 출전인 이 대회에 이미향은 좋은 기억이 있다. 첫 출전이었던 2013년 대회 때 19위에 입상하며 퀄리파잉스쿨행을 면제 받았기 때문이다. 2013년 대회는 이 대회가 메이저대회로 승격된 첫 해여서 원래 출전자격이 없었던 이미향은 뒤에서 두 번째인 그야말로 막차로 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당시 상금 순위 108위였던 이미향은 퀄리파잉스쿨을 대비하고 있었으나 뜻밖의 출전 행운에다 성적까지 좋아 상금 순위가 92위로 상승해 2014시즌 투어 풀카드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샷감과 퍼트감 모두에서 흠잡을 데가 하나도 없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 러프 디봇 자리에 떨어져 있는 바람에 두 번째샷이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져 보기를 범한 것이 옥의 티였으나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였다. 물론 몇 차례 위기도 있었다. 특히 5번홀(파3)에서 4m 가량의 파퍼트를 성공시킨 것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 이어진 6번(파4)과 7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기 때문이다. 이미향은 "5번홀서 파세이브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이미향은 "연습 라운드 때 퍼트감이 좋아 내심 기대를 했는데 현재까지는 성적이 좋다"며 "남은 이틀간 현재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노력햐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그는 3, 4라운드서도 공격적 플레이를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방어적으로 가면 오히려 불안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는 "우승의 관건은 티샷의 정확도와 파5홀 공략에 달렸다"며 "그것을 염두에 두고 플레이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미향의 캐디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이미향의 백을 맨 캐디는 올해 69세의 마이클 케빈(미국)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캐디 중 최고 연장자다. 고령으로 백을 매고 다닌 것 부터가 안쓰러울 정도였다. 지난 7월 마라톤 클래식부터 이미향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마이클은 톰 카이트(미국)가 전성기일 때 10년간 백을 맸던 베테랑 직업 캐디다. 이미향은 "경사가 심할수록 힘에 부치는 경향이 있어 가급적 백의 무게를 줄이려 한다"며 "올 한 해만 한시적으로 고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SK와이번스의 열렬한 팬이라는 이미향에게는 한 가지 바람이 있다. SK와이번스 홈구장에서 시구를 하는 것이다.
이미향이 이번 대회서 정상 등극에 성공해 그 꿈을 이루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golf@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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