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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기준금리 떨어져도 가산금리 올려… 서민에 이자 부담 전가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30 12:12

수정 2015.08.30 12:12

기준금리가 떨어졌음에도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려 서민에 이자 부담을 전가 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2년간 기준금리를 2.75%에서 1.5%까지 내렸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도 43개월째 연속하락하고 있지만 국내 은행들은 가산 금리를 올려 손실을 만회해온 것이다.

은행 대출금리는 한은 기준금리에 조달금리를 얹은 은행 기준금리에 고객들의 신용도를 토대로 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재량껏 산정하고 있는데,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출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부분) 손실을 메우려고 은행들이 고객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30일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국내 17개 시중·특수·지방·외국계 은행에 따르면 올해 7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2.98%다.

이 중 은행 기준금리는 1.85%, 가산금리는 1.13%다. 가산금리 비중이 전체 대출 평균금리의 38%를 차지한다.

2년 전인 2013년 7월 대출 평균금리는 3.82%로 이 중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는 각각 2.91%, 0.91%였다. 당시 가산금리 비중은 23.8%였다.

가산금리 비중이 지난 2년 사이 평균 14.2%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은행 별로 살펴보면 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 등 지방은행의 가산금리 비중이 2년 사이 17%포인트가 늘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 등 5대 시중은행의 가산금리 비중은 15.6%포인트, 씨티·SC 등 외국계은행의 비중도 14.6%포인트 상승했다.

농협·수협·산업·기업 등 특수은행의 가산금리 비중은 7.9%포인트 올라 상승률이 낮았다.

이처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린 이유는 은행의 핵심 이익인 이자이익이 줄어들면서 은행들이 그 손실을 손쉽게 메우려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 등 5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8조8851억원으로 작년 동기(9조829억원)와 견줘 2.17%(1,978억원) 감소했다.
2년 전인 2013년 상반기와 비교해보면 4.25%(3,783억원) 줄었다.

은행 관계자는 "순이자마진 하락으로 은행 수익성이 떨어진데다 저성장과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개인 부실 가능성마저 큰 상황"이라며 "이렇게 대내외적으로 경제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가산금리까지 낮추면 은행의 부실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손실을 은행들이 손쉽게 소비자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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