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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덕수궁미술관서 전시회 여는 페르난도 보테로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7.03 16:57

수정 2009.07.03 16:57



“저는 단순히 ‘뚱뚱한’ 사람을 그리는 것이 아닙니다. 양감(볼륨)이 감성적인 부분을 자극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양감을 풍성하게 강조한 그림과 조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뚱뚱함과 양감이 강조된 ‘뚱보’ 그림으로 유명한 콜롬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페르난도 보테로(77)가 오는 9월 17일까지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는 ‘페르난도 보테로’전 참석차 방한했다. 그는 풍만한 양감을 통해 인체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감성을 환기시킴으로써 20세기 유파와 상관없이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보테로는 1954년 정물을 통해 양감을 강조하는 기법을 터득한 후 사물에 대한 감각을 일깨우는 정물화의 의미를 충분히 되살리고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은유를 터득하게 된다. 이후 비정상적인 형태감과 화려한 색채로 인해 그의 화풍은 인간의 천태만상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의 조형관은 중남미 지역의 정치·사회·종교적인 문제가 잘 반영되어 있다는 평가다.


작가는 “그림에서 중요한 것은 색채와 구성, 드로잉, 형태 등입니다. 그런데 작가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다릅니다. 마티스나 반 고흐, 샤갈이 형태보다 색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조토나 마사초는 형태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지요. 저는 프란체스카나 앵그르 처럼 색과 양감 모두를 중시합니다”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는 ‘정물&고전의 해석’ ‘라틴의 삶’ ‘라틴사람들’ ‘투우&서커스’ ‘야외조각’ 등 5부로 구성된다. 보테로는 이번 서울전시에서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의 모습과 생활상을 그린 작품을 비롯해 고야·루벤스·반 에이크 등 거장들의 걸작을 양감있게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 소장품 위주로 89점의 회화 외에 청동소재의 ‘고양이’ 등 조각 작품 3점이 덕수궁 내 야외에 전시중이다.

“물론 저는 콜롬비아 사람이긴 하지만 제 작품은 ‘보편적(universal)’인 주제를 다룹니다.
라틴 아메리카와 관련한 주제 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한 모든 주제를 풀어냅니다.”

페르난도 보테로는 분명히 우리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고발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그림은 따뜻한 서정성과 삶에 대한 은유를 담고 있기에 직설적인 고발보다 더욱 의미심장하고 설득력있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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