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뉴욕증시, 코로나 팬데믹 + 폭력 시위에도 오르는 까닭

뉴스1

입력 2020.06.02 07:11

수정 2020.06.05 17:0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 증시가 대혼란 속에서도 오르고 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세가 여전한 가운데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의식한 듯 폭력 시위의 배후에 급진좌파를 언급하며 특유의 분열 리더십(지도력)을 발산했다.

인종 갈등, 감염병 대유행, 정치 불안 속에도 뉴욕 증시의 최근 랠리는 꺾이지 않았다.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들은 월간으로 4~5월 2개월 연속 올랐고 6월 첫 거래일도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이어갔다. CNBC방송은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랠리 배경에 냉혹한 '알고리즘'과 '역사'를 언급했다.


CNBC는 '거리의 혼란 속에서 주가가 오르는 이유' 제하의 분석기사에서 "지금의 주식시장은 알고리즘에 기반한 컴퓨팅 거래가 주도하는 데다, 과거에도 증시는 시위·질병 등 요란한 변수들을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프루덴셜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시장전략가는 "항상 (금융) 시장은 연민이나 배려심 같은 감정 없이 비정하다"며 "알고리즘 역시 어떠한 공감 능력도 없게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투자 역사에 기반한다. 특히 1968년 상황은 현재와 매우 유사하며 그 해도 증시는 올랐다고 CNBC는 주목했다. 1968년 미국은 정치적, 인종적, 보건적 위기라는 점에서 2020년 올해와 매우 비슷한 상황이다.

1968년에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였던 로버트 F. 케네디 대통령이 모두 암살당했다. 또, 북베트남이 음력설 연휴 기간 기습(구정공세, 테트공세)을 감행했고 이를 계기로 사실상 미군이 베트남 전쟁에서 주도권을 잃었다.

결국 그해 대선에서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 여기에 홍콩독감(H3N2)이 대유행하며 미국에서 10만명가량 사망했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도 10만명이 넘어 비슷한 상황이다.

극심한 혼란 속에서도 뉴욕 증시의 간판 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1968년 7.6% 상승했다. 그해 1~3월 9% 급락했지만 이후 상승세를 타면서 당해 저점 대비 24% 랠리를 나타냈다. 50년이 훌쩍 지난 2020년 들어 S&P는 5.7% 하락세지만, 올 3월 저점과 비교해서는 36% 높은 수준이다.

펀드스탯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톰 리 리서치 본부장은 "1968년은 분열의 미국을 보여주며 각종 소요와 폭력이 일어난 해"였다며 "주식시장과 현실세계의 사건들이 항상 통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또, 증시는 1998~1999년 빌 클린턴 대통령 탄핵사건, 2011년 월가점령 시위도 이겨낸 역사가 있다고 CNBC는 전했다.


그러나 경제가 증시의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하거나 지정학적 이슈들과 시위가 더 불안정해지면 증시 랠리도 한순간 꺾일 수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지금의 랠리는 막대한 재정 및 통화 부양으로 경제가 V자형으로 가파르게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데이타트렉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창립자는 "시위에 따른 정치적 파급효과가 소비자 신뢰를 훼손하기 시작하면 증시의 하락세가 1~2주를 넘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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