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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장단 3년 만에 모였다..이재용 "신뢰회복 실천" 속도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1 16:50

수정 2020.06.01 16:50

삼성 사장단 3년 만에 모였다..이재용 "신뢰회복 실천" 속도
[파이낸셜뉴스]삼성그룹 사장단이 노사관계 해법을 찾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무노조 경영' 종식, 시민사회와의 소통 의지를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로 삼성 계열사 전반의 실행방안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 사장단, 3년 여만에 한 자리
삼성은 1일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인재개발원에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해 사장단을 대상으로 건전한 노사관계에 대한 강연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20여명이 참석했다.

문 위원장은 2시간 가량 진행된 강연에서 '미래지향적 노사관계 형성'을 주제로 한국노동운동의 특징과 역사, 노사관계의 변화와 전망, 건전한 노사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방향, 삼성 노사관계에 대한 외부의 시각,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위한 제언 등을 폭넓게 전했다.


특히, 문 위원장은 "경영진이 직접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먼저 변화하는 것이 미래 지향적 노사관계의 출발점"이라며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 경영진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문 위원장과 삼성 사장단은 강연이 끝난 이후에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새로운 노사관계 확립 방안 등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문 위원장이 평소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의 입장과 계획을 듣고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에 앞서 문 위원장은 지난달 7일 삼성 주요 계열사 인사팀장들을 대상으로 먼저 특강을 진행했다.

삼성 관계자는 "문 위원장 강연은 우리쪽에서 먼저 요청해 성사됐다"며 "건전한 노사관계 확립을 위해 세부 실천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 신뢰회복 실천 속도
삼성 사장단이 외부 강연을 듣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건 지난 2017년 2월 이후 3년 4개월만이다. 당시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리던 사장단 회의는 외부 전문가 강연과 현안 공유 등으로 진행되다가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그룹이 해체되면서 중단됐다.

삼성이 3년 여만에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한 건 지난 달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사과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대국민사과 자리에서 무노조 경영 종식 선언과 함께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삼성은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3대 권고가운데 노조문제 해결과 시민사회와의 소통 측면에서 즉각적인 행보에 나섰다.

지난 달 29일 강남역 사거리에서 355일간 철탑 농성을 벌이던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61)와 전격적으로 화해하며 시민단체와 사회적 난제 해결에 노력했다. 이어, 민주노총 금속연맹 위원장과 민주노동당 대표 등을 거친 대표적인 진보 성향 인사인 문 위원장 초청 강연을 마련한 것도 매우 이례적으로 비쳐지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 경영체제 이후 반도체 백혈병 이슈 해결, 삼성전자서비스 직고용, 무노조 경영 파괴 등 진정성 있고,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뚜렷하다"며 "삼성이 앞으로도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국민의 신뢰 회복과 사회적 책임을 가속화하도록 기회를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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