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강남 신축 아파트는 안 떨어진다면서요?"

강현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6 15:00

수정 2020.05.26 15:00

속도 붙는 강남 초고가 아파트 값 하락세
호가 하락 이어 실거래가 하락 국면 접어들어
'평당 1억' 찍던 아크로리버파크, 실거래 5억원↓
신반포상가 내 공인중개사사무소 전경. 사진=강현수 기자
신반포상가 내 공인중개사사무소 전경. 사진=강현수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 단지 입구. 최근 반포동에 집을 가진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면제 혜택을 받기 위해 시세 대비 최대 6억원 낮은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5㎡도 두 달만에 5억원 넘게 낮은 급매물이 거래됐다. 사진=강현수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 단지 입구. 최근 반포동에 집을 가진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면제 혜택을 받기 위해 시세 대비 최대 6억원 낮은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5㎡도 두 달만에 5억원 넘게 낮은 급매물이 거래됐다. 사진=강현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다주택자들이 5월까지 버티다가 결국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던 반포동 매물을 내놨다. 급하니까 수억 원을 낮춰서 내놨는데 나온 즉시 연달아 계약이 성사됐다.
이 영향을 받아서 일반 매물의 호가도 하락 추세다. 충격받은 시세가 향후 어떻게 변할지 아직 미지수다."(반포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규제에도 미동 없던 서초구 반포동 신축 단지의 실거래가가 급락하고 있다. 오는 6월 끝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혜택을 위한 급매물이 잇달아 거래되고 있어서다. 5월 말까지 잔금을 치르는 조건을 내건 탓에 최소 수억 원 이상 저렴하게 나오고 있다.

■'평당 1억' 찍던 아리파...실거래 5억원↓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동 일대 신축 단지의 실거래가가 적게는 3억6000만원, 많게는 6억원도 넘게 급락하고 있다. 매수자 찾기에 다급해진 다주택자들이 매도가를 크게 낮춰서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5㎡는 올 2월까지만 해도 33억7000만원(8층)에 거래됐는데, 이달 다주택자 급매물이 각각 28억3000만원(7층), 28억7000만원(6층)에 팔렸다. 준공 5년차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약 두 달 새 5억원 넘게 폭락한 것이다.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5㎡도 이달 들어 26억6000만원(3층), 26억1000만원(16층) 두 건이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실거래가인 30억2000만원(10층)에 비하면 약 3억6000만~4억1000만원 떨어졌다.

대형 평수에서도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98㎡는 이달 7일 40억2500만원(13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2월에 거래된 47억원(7층) 매물 대비 6억75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같은 단지 내 전용 223㎡의 실거래가는 이달 45억원(18층)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50억원(16층)보다 5억원 떨어졌다. '반포자이' 전용 195㎡도 이달 15일 실거래가 35억원(17층)을 기록, 올 1월 38억원(14층)보다 3억원 하락했다.

■"급매물 맞춰 일반 매물도 하락 추세"
반포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들은 막바지까지 등장하는 다주택자 급매물에 당황한 모습이다.

신반포상가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3~4월에 이미 다주택자 매물은 다 나온 줄 알았는데, 5월 들어 반포 쪽에 버티던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던지는 게 상당히 의외"라며 "매물을 내놓으러 온 다주택자들이 하나같이 역대급 세금 부담에 정부가 열어놓은 퇴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어졌다며 매수자를 꼭 찾아달라고 부탁하고 갔다"고 설명했다.

반포자이 인근 B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도 "대형 평수의 경우 받아주는 매수자가 없을까 불안해서 다주택자들이 호가를 더 크게 낮추고 있다"라며 "다른 집주인들도 다주택자가 급매로 내놓은 매물에 호가를 맞추다 보니 시세가 전체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 반포자이 전용 216㎡의 직전 실거래가는 42억원(12층)인데, 고가주택 대출 규제로 시세를 맞춰줄 매수자가 없어 호가가 38억~38억5000만원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11월 36억5000만원(18층)에 팔린 같은 단지 전용 165㎡의 호가도 약 2억5000만~3억5000만원 떨어진 33억~34억원에 형성되어 있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55㎡의 경우 현재 46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는데, 이는 올 3월 실거래가인 52억5000만원(7층)보다 6억5000만원 낮은 호가다.

■"하락은 맞지만 하반기까지는 지켜봐야"
전문가는 강남 신축 아파트값이 하향 안정세에 들어섰다고 봤다.
다만 현재 나오고 있는 다주택자 급매물 가격이 '정식 시세'가 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진단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3년 있었던 단기 급등을 놓고 보면 서울 아파트값이 안정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건 맞다"라며 "정부 규제도 워낙 강력해 여기서 상승 폭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 연구위원은 다만 "급매물이 정식 시세가 되려면 굉장히 많은 거래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라며 "올 하반기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niki@fnnews.com 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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