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정의선 첫 단독회동 '전기차 동맹'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3 17:58

수정 2020.05.13 18:39

3세 경영인 협력 신호탄
현대차 총수 첫 삼성 사업장 방문
천안 SDI에서 배터리 사업 논의
한국판 뉴딜 추진에도 힘 실릴듯
이재용-정의선 첫 단독회동 '전기차 동맹'
재계 1·2위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사업 협력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반도체와 완성차 사업 등으로 이어진 해묵은 경쟁 관계의 두 그룹이 3세 오너경영인 간 첫 단독회동을 신호탄으로 전략적 협력관계의 진전을 이룰지 주목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이날 오전 삼성SDI 충남 천안사업장에서 만나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향후 사업전략을 공유했다. 두 사람은 방북사절단, 청와대 초청 간담회 등 국가적 행사에서 수차례 만난 데다 두 살 차이로 사적으로 친분이 있지만 특정 사업과 관련해 따로 자리를 마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현대차 총수가 삼성 사업장을 방문한 것도 최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 개발한 차세대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미래고객인 현대차 측에 소개하는 차원"이라며 "양 그룹 간 전기차 배터리 관련 공동투자나 사업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등을 염두에 두고 만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회동에는 삼성에서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전영현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장(사장) 등이 참석했고, 현대차에서는 정 부회장과 함께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등이 동행했다.

삼성SDI 천안사업장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용 소형 배터리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다. 정 부회장 등 현대차 경영진은 삼성SDI와 삼성종합기술원 담당 임원으로부터 미래기술인 전고체 배터리 글로벌 기술동향과 삼성의 개발 현황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종합기술원이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800㎞ 주행, 10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의 양극 물질을 음극으로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 대신 고체로 대체하는 것으로 대용량 배터리 구현이 가능하고, 안전성도 높다. 삼성은 2030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중장기 연구개발(R&D) 투자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 기반의 전용 전동화차량 플랫폼인 'E-GMP' 사업을 대규모로 추진 중이라 이번을 기회로 삼성의 배터리를 공급받는 실질적 파트너십 구축도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는 LG화학, 기아차는 SK이노베이션과 각각 전기차 배터리 수급관계를 맺고 있다.


아울러 전기차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밝힌 '한국판 뉴딜' 구상에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와 함께 3대 신성장산업으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두 그룹의 협력이 물꼬를 트게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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