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 대국민 사과, 의미 있다" 평가.. 삼성 준감위 "실천방안 찾아라" 권고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07 19:38

수정 2020.05.07 19:38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날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것과 관련해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새로운 숙제를 줬다.

준감위가 당초 요구한 경영 승계 논란 및 무노조 경영 사과 등 주요 권고안을 이 부회장이 모두 받아들인 만큼, 반성이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준감위는 변화를 위해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해야한다고 삼성측에 권고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대로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예정된 준감위의 5번째 정례 회의를 앞두고 사옥 안팎은 오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한 준감위의 공식 입장이 나올 예정인 만큼, 정·재계와 시민단체에서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김지형 위원장과 다른 위원들은 회의 시작 3시간 전인 오전 11시께부터 모여 대국민 사과 발표에 대한 각자 입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감위는 6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이 부회장의 사과와 관련한 입장문을 먼저 전달했다. 준감위는 이 입장문에서 "위원회 권고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답변 발표가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고 준법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점에 대해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 3월 준감위의 경영권 승계 논란 등에 대한 사과 권고를 받음에 따라 전날 △경영권 자녀 세습 금지 △무노조 경영 철폐 △시민사회와의 소통 강화 △재판에 관계 없이 준감위 활동 보장 등에 대해 약속하며, 머리를 숙였다.


준감위는 충분한 사과로 판단하는 한편, 삼성측에 변화와 관련한 구체적 실천방안을 찾아달라는 숙제도 줬다. 진보 성향의 단체들을 중심으로 '구체적 실현 방안이 빠져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측도 오너의 기업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집단지배구조 체제로의 전환 등 준법 가치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