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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 이낙연, 대권주자라는 무게…이천화재 "소름돋아" 맹폭

뉴스1

입력 2020.05.06 17:27

수정 2020.05.06 18:34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에서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0.5.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에서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0.5.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천화재 참사 유가족과 나눈 대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에서 유가족 재방문과 관련된 내용으로 보이는 한 관계자에게 받은 문자메세지를 보고 있다. 이낙연 위원장은 전날 이천화재 참사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유가족과 나눈 대화가 논란이 되고 있다. 메세지 내용은 '총리님께서 다시 찾아간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가시게 되면 잘못을 시인하게 되는 것이며 둘째는 야당에 공세에 밀려서 가는 모양'이라
이천화재 참사 유가족과 나눈 대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에서 유가족 재방문과 관련된 내용으로 보이는 한 관계자에게 받은 문자메세지를 보고 있다. 이낙연 위원장은 전날 이천화재 참사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유가족과 나눈 대화가 논란이 되고 있다.
메세지 내용은 '총리님께서 다시 찾아간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가시게 되면 잘못을 시인하게 되는 것이며 둘째는 야당에 공세에 밀려서 가는 모양'이라고 써있다. 2020.5.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우연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이 지난 5일 이천 물류창고 화재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유가족과 나눈 대화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논란이 일고 하루가 지난 6일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그동안 쌓아온 '위로의 정치인' 이미지에 생채기가 났다는 평가를 지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들의 슬픔과 분노를 아프도록 이해한다"며 "유가족들의 마음에 저의 얕은 생각이 다다를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저의 수양 부족이다.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장제원 의원 등 저에 대한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에 대해 대권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이 위원장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 수준이 높은 것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 위원장의 성격상 아직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이고 책임질 위치가 아닌데 섣불리 대책을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로 대권 주자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크게 깨달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 위원장의 조문은 당일인 5일 점심께 결정됐다고 한다.

수행직원 1명과 조용히 조문을 다녀오려 했으나 일정이 외부에 알려져 이천시장과 유가족, 기자들이 모여있던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준비된 메시지 없이 현장을 찾아 당황한 이 위원장은 자신이 현직 국회의원이나 총리도 아니라 책임질 위치가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으나 결과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됐다.

특히 이 위원장은 국무총리 시절 각종 재난사건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는 과정에서 보인 공감 능력과 진정 어린 태도로 호감을 샀던 터라 이번 논란의 진폭이 더욱 커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위원장은 앞서 재난을 입은 유족을 '함부로 위로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총리 시절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생일'을 관람 한뒤 "전남지사 하면서 3년 동안 세월호 가족들을 만나며 얻은 결론은 함부로 위로하지 말자였다"라며 "곧 나아질 거라고 말하는 것도 안 된다. 위로한답시고 더 심한 고통을 겪은 사람이 있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옆에 있어 줘야 한다"며 "세월이 한참 지나면 말을 걸어주시면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산불이 발생한 강원 고성에는 12월까지 네 차례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대책을 약속했다.

특히 4월 방문 때에는 재난 발생에 따라 필요한 조치들을 빼곡히 적은 8쪽의 수첩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독도 해역 소방헬기 추락 사고 당시에는 피해 가족을 일주일 간격으로 두 차례 만나 "정부 차원에서 독도 헬기 추락사고의 원인과 초동 대처, 진실 규명까지 빠지지 않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총리 후보자 시절이던 2017년에는 전남 목포 신항에서 세월호 미수습 가족들에게 직접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함을 건네며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명절 때마다 비공식적으로 진도 팽목항과 전남 목포신항, 강원 고성을 찾아 유가족과 이재민을 만났다고 전해진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이천 화재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태도 논란이 있었다. 유가족이 "대책이 있느냐", "오시는 사람마다 같은 말만 반복하느냐"라고 묻자 "현직에 없어서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할 위치가 아니다. 다만, 이 말을 국회에 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유족들이 "서민에게 필요한 법안이 묶여 있다. 국민을 위해서 뽑아준 국회의원분들이 국회에서 싸우는 동안 우리만 죽었다"고 하소연하자 이 위원장은 "국회의원이 아니라…말은 전하겠다"고 답하며 "일반 조문객을 받는다고 해서 왔다.
정부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국회의원도 아닌 한 조문객으로 온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 유가족이 "대책도 없는데 뭐하러 왔냐. 나가라. 사람 불러놓고 뭐하냐"고 화를 내자 이 위원장은 "내가 불러 모은 것이 아니지 않느냐. 나가겠다"고 말하며 유가족 대기실에서 나갔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이천 화재) 유가족을 만나러 갈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중에 생각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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