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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시장 ‘양극화’ 뚜렷 우량채 ‘봇물’… 비우량채는 ‘허덕’[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9 17:39

수정 2020.04.19 17:39

채안펀드, 우량채 위주로 매입
AA급 이상 기업들 줄줄이 대기
비우량기업들은 사모채로 내몰려
회사채 발행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채권안정펀드 등이 우량채 위주로 매입하기로 하면서 공모시장에 우량채가 쏟아지는 반면, 비우량채는 사모채 시장으로 숨어드는 모습이다. 절대금리가 낮아진 상황에 경기침체의 그림자까지 드리우면서 비우량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모 회사채 시장에 AA등급 이상의 신용도를 보유한 기업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수요예측을 준비 중인 AA-급 이상 기업은 SK에너지, GS, 메리츠증권, CJ대한통운, 포스코에너지, 롯데쇼핑, 영원무역,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롯데지주, LG하우시스, LG CNS 등 11곳에 이른다.

채안펀드는 만기 3년 이하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가 매입대상이다.
이에 수요예측을 미뤄왔던 기업들은 줄줄이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대부분 3년물이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수요예측을 연기한 기업들도 채안펀드가 가동하면서 다시 수요예측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A등급 기업들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넉넉한 자금을 모집하며 흥행을 이어나갈지는 미지수다. 시장은 롯데푸드의 수요예측 결과를 가늠자로 삼았다. 롯데푸드는 지난 6일 700억원을 목표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400억원이 들어왔다.

채권 전문가들은 롯데푸드의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수가 적은 데다 롯데푸드의 결정금리가 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포인트)로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채안펀드의 시장안정 효과를 논하기에 이르다고 판단한다. 또 채안펀드가 실제 집행에 들어가는 경우라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고, 상당기간 우량채와 비우량채 간에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BBB급 이하의 기업들은 최근 공모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비우량 신용도를 보유한 이들 기업은 사모채나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증권 시장에서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저도 대기업 계열사들이 대다수다. 최근 사모채를 찍은 곳은 아시아나항공(BBB-), 한라(BBB0), 한화건설(A-), 이랜드리테일(BBB+) 등이다.


이 연구원은 "비우량 채권 및 신용보강이 열위한 구조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유사시 지원대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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