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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워치] 산은·수은, 3월 특수은행채 5兆 순발행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7 17:42

수정 2020.04.17 19:19

2월 7300억 순발행의 7배 넘어
채안·증안펀드 재원 마련 목적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두 국책은행이 지난달에만 5조원이 넘는 특수은행채를 순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코스콤에 따르면 산은과 수은은 3월에만 5조2800억원 규모의 특수채를 순발행했다. 지난 2월(7300억원)의 7.2배 수준, 2019년 3월(3200억원) 대비 16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들은 이달 들어서도 13일까지 3조8200억원어치의 특수채를 추가로 순발행했다. 코로나19 확대에 따라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이들 특수은행의 월별 순발행액은 지난해 9월을 제외하고는 1조원을 넘지 않았다.


산금채 발행잔액은 16일 기준 109조836억원, 수은채 잔액은 22조4533억원으로, 합치면 131조536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말(118조9369억원)보다 12조6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시장에서는 4월부터 가동되는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재원 마련을 위해 두 국책은행이 선제적으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산업은행 등 금융사 84곳으로부터 출자를 받아 20조원 규모 채안펀드를 조성했다. 또 증안펀드는 산업은행, 5대 금융지주 등 23개 금융기관과 증권유관기관이 출자한 총 10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으로 조성된다.

시기적으로도 채권 조달에 유리했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양적완화정책으로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국책은행들이 조달비용을 아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월 1.3%대에서 움직였으나 3월 1.0%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0.9%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급증한 특수채의 원활한 발행 및 유통을 위해 한국은행은 이미 산은과 수은이 발행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원화 채권을 매입하기로 했다.
필요한 경우 유통시장에서 직접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은이 단순매매 대상 증권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은이 특수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면 국책은행들은 더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며 "또 조달한 자금을 회사채 매입에 활용하면 채권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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