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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5000억 규모 BW, 투자자 97%가 조기상환 청구 [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7 18:20

수정 2020.04.07 18:20

5월까지 BW 4849억원 등
1조1000억 회사채 상환해야
산은·수은 1조 자금지원 무색
두산重 5000억 규모 BW, 투자자 97%가 조기상환 청구 [마켓워치]
두산중공업 채권에 투자했던 투자자 10명 가운데 9명이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조기상환청구(풋옵션)를 통해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지난 2017년 5월 발행한 BW(종목명 두산중공업 48)에 대해 최근 한 달간(6일 기준) 풋옵션 신청을 받은 결과 전체 96.99%의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발행금액(5000억원)의 96.99%에 해당하는 4849억원을 조기상환일(다음달 4일)에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풋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장래의 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이다. BW는 발행 때부터 채권과 신주인수권(워런트·행사가격에 새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을 따로 거래하는 상품이다.


투자자들의 조기상환청구는 시장에서 우려했던 부분이다.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재무상황도 악화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에 각각 5000억원씩 총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이는 급한 불을 끄는데 다 소진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당장 이달 외화공모사채 5789억원어치의 만기가 도래한다. 국내외 일반 공모, 사모채, BW를 더하면 6개월 내 현금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하는 채권 규모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뿐 만이 아니다. 두산중공업이 발행한 일반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잔액은(6일 기준) 총 5233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4411억원이 3개월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

은행 대출금 역시 부담이다. 두산중공업의 지난 2019년 말 기준 1년 이내 만기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 규모는 2조6598억원에 달한다. 즉 두산중공업은 연 4조원이 넘는 은행 및 시장성 차입금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약 4646억원(2019년 12월 말 기준)에 불과하다.

이에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커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등급 하향 검토대상(워치리스트)에 등록했다.

두산중공업의 작년 당기순손실 규모는 4952억원에 달했다.
지난 2017년 이후 본격화된 탈원전·탈석탄 정책 등이 수주에 불리하게 작용한 영향이 컸다는 진단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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