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기업 실적 전망 하향, 주가 충격엔 제한적"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6 18:22

수정 2020.04.06 20:27

경기침체·실적 내용 주가에 선반영
코로나 이전 국내 증시 거품 없어
주가 하락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기업 실적 전망 하향, 주가 충격엔 제한적"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실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실적 하향 조정이 무조건적인 주가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7년 이후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과 코스피 간의 상관관계는 0.84에 달한다. '실적 하향 조정=주가 하락'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수 있다"면서도 "변곡점에서 코스피지수의 변화를 보면 주가가 이익전망보다 먼저 움직이는 선행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 급락세는 2008년 5월 20일 시작해 10월 24일 저점을 확인할 때까지 50%의 주가 조정이 있었다. 2009년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은 2008년 7월 10일부터 본격화됐다.
주가보다 2개월 정도 후행한 것이다.

이 연구원은 "실적 전망은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확인한 후 6개월 동안 하향 조정이 지속됐다. 그 기간 2009년 실적 전망은 추가적으로 40% 하향 조정됐다"며 "반면, 코스피지수는 44.6% 상승했다. 주가는 경기침체, 실적 불안을 선반영한 이후 실적 전망 하향 조정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코로나19가 중국 내 집단 감염이 시작된 1월 20일부터 약세를 보였다. 저점은 3월 19일 기록했는데 그 기간의 수익률은 -35.58%였다. 이와 달리 올해 실적 전망치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향 조정돼왔다. 이 연구원은 "단순히 금융위기 당시를 감안해 보면 앞으로 최장 9월 말까지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기 당시 주가 하락 폭만큼 실적이 하향 조정됐음을 감안하면 추가적으로 최대 30%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현재와 금융위기 당시의 차이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위기 때는 밸류에이션상 버블(거품)이 있었고, 버블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신용위기 및 경기침체가 전개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가 하락 폭도 컸고, 저점 확인까지 5개월이나 소요됐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 사태 이전 한국증시에 밸류에이션 버블은 없었다.
현재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 수준, 딥 밸류(Deep Value) 구간에 머물러 있다"며 "주가의 선행성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실적 하향 조정에 따른 주가 충격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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