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단독]기술·기능 명장 가리는 '삼성 기술 월드컵' 13년만에 취소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6 17:31

수정 2020.04.06 17:36

해외 전 지역 파견된 핵심 기술자
국내 집결해 5개 종목 자웅 겨뤄
작년 26개 법인서 170여명 모여
오는 9월 열릴 예정인
'전국기능경기대회' 개최 불확실

지난해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제 12회 '삼성 국제기능경기대회'에서 4개 전자 계열사 국내외 임직원들이 전기제어시스템제작 직종 경기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제 12회 '삼성 국제기능경기대회'에서 4개 전자 계열사 국내외 임직원들이 전기제어시스템제작 직종 경기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삼성 계열사의 기술 명장을 선별하기 위해 매년 열려온 '삼성 기술 월드컵'이 코로나19 여파로 13년 만에 취소됐다. 아시아, 남미, 유럽 등 해외 전 지역에 파견된 삼성 핵심 기술자들이 국내에 집결하는 대회인 만큼,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고려한 결정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4월 개최 예정이던 제13회 삼성국제기능경기대회 개최를 취소하고 내년으로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측에 대회 개최를 위한 기술 장비와 장소를 제공하는 한국기술교육대 관계자는 "올해 4월 기능경기대회를 우리 대학 체육관에서 열 방침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삼성전자와 내년에 열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이 대회는 삼성 내에서 계열사 간 기술 우위를 겨루는 기술·기능 월드컵으로 불린다. 지난 2008년부터 삼성이 기술 인력을 육성, 발굴한다는 취지에서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4개 계열사의 중국, 베트남, 러시아, 브라질, 헝가리, 폴란드 등 12개국 26개 법인에서 총 170여명의 선수가 모여 자웅을 겨뤘다.

대회 종목은 자동화시스템 구축, 전기제어시스템 제작, 제조설비·지그 설계, 컴퓨터 제어(CNC) 밀링 가공, 로봇티칭·응용프로그래밍 등 5개다. 제조현장에서 핵심 기술, 기능으로 꼽히는 종목이다. 특히 지난해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신설된 로봇티칭과 응용프로그래밍 부문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올해 행사에서도 이들 4개 핵심 계열사 소속 기술자들이 해외에서 총 집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국내에서의 대회 진행을 포기한 것이다.

삼성의 한 계열사 관계자는 "대회를 진행하면 해외 기술자들을 대거 한국으로 불러들여야하는 데 현재 입국도 문제고, 또 재출국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연기하지 않고 취소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국가 기술인력 육성을 위해 매년 후원하고 있는 '전국기능경기대회'도 코로나19 여파로 개최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달부터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17개 시·도에서 지역 대표를 가리는 예선전 차원의 지방기능경기대회가 치뤄질 예정이었지만, 5월 11일 이후로 모두 연기된 것이다.

오는 9월에 열리는 전국 대회엔 50개 직종, 약 2000여명의 고등학생 선수가 참가할 예정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예선전을 거쳐 9월에 전국 대회가 열리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각 시도단위에서의 지역 대표 선발전이 미뤄지고 있다"면서 "전체적인 일정은 아직까지 변동이 없다"고 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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