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코로나19와 소설 페스트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6 17:24

수정 2020.04.06 17:24

[기자수첩] 코로나19와 소설 페스트
지난 1월 말 국내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후 80여일이 지났다. 4월 6일까지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190명에 육박한다.

국내 과학기술 연구기관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의 CEVI(신종바이러스)융합연구단을 비롯해 생명공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 생산기술연구원 등에서 치료제와 백신, 마스크, 의료장비 등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이보다 앞서 여러 기업이 코로나19를 위한 진단장비와 치료제, 백신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기업 중 진정성이 있는 곳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설사 그럴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기업은 또 몇 곳이나 될까. 한 과학자는 "코로나19 이슈에 편승해 기업 이름을 알리고 주가로 재미를 보겠다는 심사"라며 기자에게 "정확히 알아본 후 기사를 써야 한다"고 한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인포데믹이 찾아왔다. 인포데믹은 잘못된 진단과 전망이 전염병처럼 급속히 퍼져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는 현상을 말한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소금물 가글로 예방이 가능하다' '10초간 숨 참기로 자가 진단할 수 있다' 등 잘못된 정보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또 'OO식당에 확진자가 다녀갔다' 'OOO 직원이 확진자로 결과가 나왔다' 등 거짓정보로 피해를 보는 일도 부지기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초과학연구원 과학자들과 세계 여러 과학자들이 힘을 합해 인포데믹의 부작용을 막으려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가짜뉴스를 여러 언어로 번역해 선제적으로 알리는 '루머를 앞선 팩트'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지난 3일 경북 경산에서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의사가 사망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이렇게 지난 5일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국내 의료진은 총 24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확진자의 2.4%에 해당한다.

그런데 지금 일어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이 1947년에 나온 알베르 카뮈의 소설책 '페스트'에 그대로 그려져 있다.
현실은 아직 결말이 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정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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