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조용한 선거' 속 후보간 고소·고발전은 여전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5 15:08

수정 2020.04.05 15:08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에서도 정당과 정치인들 간에 볼썽사나운 고소·고발전이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를 통한 해결보다는 법적대응을 남발해 선거를 코앞에 두고 국민들의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기준 국회의원 선거사범 입건자 수는 520명에 이른다. 20대 총선 동기(611명) 대비 14.9%가 줄었으나 19대 총선(406명) 및 18대 총선(152명)보다는 큰 규모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유세전을 최소화하는 ‘조용한 선거’로 치러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후보 간에 고소·고발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언주 미래통합당 부산 남구을 후보는 지난 1일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최측근 A씨를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 후보는 A씨가 자신과 전 보좌관의 불륜설을 유포하는 등 캠프차원에서 조직적인 흑색선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부산진갑 선거구에선 정근 무소속 후보가 서병수 통합당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서 후보가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정 후보가 민주당으로 부산진을 공천을 받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허위사실을 퍼트렸다는 게 정 후보 측의 주장이다.

통합당 울산시당은 김영문 민주당 울산 울주 후보에 대해 “지지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주류와 식대를 누가 계산했는지를 조사해달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2일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전문가들은 총선 과정에서 정치인 간에 무분별한 법적 다툼보다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선거과정에서 고소, 고발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정도에 따라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일단 정치적으로 풀 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선거사범의 입건 규모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8대 총선에선 1990명, 19대 2572명, 20대 총선 3176명이 입건됐다.
국회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된다. 당선 무효형을 받아 재선거가 치러지면 비용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정치불신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불러온다.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정당과 후보자는 솔선해 법을 지키고, 실천 가능한 정책과 공약을 유권자에게 제시하며 선의의 경쟁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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