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40일 넘게 발묶인 장병들 "이젠 외출·외박 좀…" [코로나19 뒤바뀐 일상]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3 17:46

수정 2020.04.03 17:46

"무기한 통제 연장, 엄청난 스트레스"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피로감 호소
국방부 "변화없다" 통제 연장될 듯
2월 22일 전 장병의 출타를 통제한 후 40일이 지나면서 탄력적 운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확진 환자가 발생한 제주 해군 제615비행대대. 뉴시스
2월 22일 전 장병의 출타를 통제한 후 40일이 지나면서 탄력적 운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확진 환자가 발생한 제주 해군 제615비행대대. 뉴시스
"사회와 격리돼 있는 상황 자체가 힘든데, 거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출타통제까지 겪고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외출·외박 제한을 무기한 연장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다."

"휴가는 바라지도 않는다. 외출·외박만이라도 풀어달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걸리기 전에 엄청난 스트레스로 먼저 죽을 것 같다."

3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군 장병의 휴가·외출·외박 통제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는 청원 글이 연이어 올라와 있다.
2월 22일 전 장병의 출타를 통제한 후 40일이 지나면서 탄력적 운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월 해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 주재 확대 방역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전 장병의 휴가·외출·외박·면회 통제를 결정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4월 5일까지 전 군의 부대 회식, 사적 모임, 골프 등을 금지하고 간부는 일과 후 영내에 대기토록 했다.

또 타 지역이나 다른 부대 방문, 출장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꼭 필요한 경우 지휘관 승인을 받도록 했고 장병 휴가와 외출·외박·면회 통제도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유지키로 했다.

하지만 장병들의 출타통제가 길어지면서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장병은 "군이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 있고, 못 나간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며 군 장병 출타를 이른 시일 내에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장병은 "군인들의 출타는 제한하면서 군인들을 동원해 코로나19 관련 소독을 맡기고 있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조치 아닌가"라며 "아주 최소한의 인원씩이라도 휴가 혹은 외출, 외박을 나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아직은 군 장병의 출타통제를 풀기는 이르다는 반응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부 기조를 보면서 보완할 사항이 있으면 보완할 예정"이라며 "지금까지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회적 격리의 중요도가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군 장병 출타제한이 길어진 데 따른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40일 이상 휴가·외출·외박이 사실상 금지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상황이 풀릴 경우 이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월부터 야외훈련을 최소화한 상황에서 휴가 수요가 급증할 경우 제대로 훈련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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