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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국내 확진자 1만명, 2차 유행 경계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3 17:09

수정 2020.04.03 17:12

코로나19에 감염된 세계 인구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5만명을 훌쩍 넘었다. 말 그대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다. 전 세계가 이제껏 가보지 않은 길을 다 같이 가고 있다.

두려움이 더 커지는 것은 전염 속도가 너무 빠른 탓도 있다. 전체 감염자가 50만명에서 지금의 100만명으로 불어난 게 불과 1주일 만의 일이다.
더욱이 하루 새 90만명에서 100만명으로 늘었다. 중국의 첫 발병사례가 나온 게 지난해 12월 말인데 최근 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라 할 만하다.

해외 확산세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외에서도 칭찬이 쏟아진다. 하지만 신규 확진 추이를 보면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첫 환자 발생 74일 만인 3일 전체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신규 확진자 86명 중 41명이 서울·경기 수도권이었고, 38명은 해외입국자였다. 인구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오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앞으로 증가세가 가팔라질 경우 대구·경북처럼 예상치 못한 국면에 빠져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병원시설 등 집단감염 사례가 많아지는 것도 불안하다. 현재 의료기관에선 호흡기 유증상 환자의 동선을 분리하고, 응급환자도 선별진료소를 우선 거치도록 했지만 무증상 환자가 많아 관리에 구멍이 있다. 의정부성모병원, 대구지역 정신병원과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1일부터 해외입국자 2주간 격리를 의무화했지만 여전히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침과 상관없이 입국 후 자택으로 이동하기까지 행방이 묘연한 이들이 상당수라는데 이런 방역이 어떻게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나. 신규 확진자 가운데 35%가 해외입국자로 분류된다. 전국 자가격리자 2만7000명 중 해외입국자가 2만명에 육박한다.
정세균 총리는 "접촉 차단이 잘 관리되면 감염이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 관리가 가장 어려운 일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2차 유행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방역당국이 한번 더 신발끈을 조여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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