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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트라우마 치료 명목 성폭행' 심리상담사 2심서 집유 감형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2 11:51

수정 2020.04.02 11:51

'성폭력 트라우마 치료 명목 성폭행' 심리상담사 2심서 집유 감형

[파이낸셜뉴스] 직장 내 성폭력 트라우마를 치료받기 위해 찾아온 사람을 수개월에 걸쳐 치료를 명목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목사 겸 유명 심리상담사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0부(원익선 부장판사)는 2일 피보호자간음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김모씨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실형 선고로 법정구속됐던 김씨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5년의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1심의 취업제한 기간은 7년이었다.

재판부는 "상담자인 피고인이 내담자인 피해자 심리 상태를 이용해 위력으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강제추행 혐의로 교육이수 조건이 취소된 것 외에 처벌 전력이 없고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합의했다"며 1심보다 가벼운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김씨의 성폭행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고 내담자인 피해자를 보호하는 위치에 있어 피보호자 간음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상담을 처음 한 날인 2017년 2월15일 역할극을 하던 중 일어난 추행 부분에 대해서는 역할극에 몰입해 김씨가 추행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봐 무죄로 판단했다. 2심도 1심의 판단이 옳다고 판단했다.

목회자이자 심리상담사인 김씨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 연극기법으로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2018년 2월 직장 내 성폭행으로 어려움을 겪은 피해자의 치료를 맡았다. 이후 3개월에 걸쳐 서초구 자신의 사무실과 서울·부산 숙박시설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편안한 치료를 빌미로 숙박업소를 예약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018년 9월 준유사강간·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김씨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김씨의 상담치료 역할을 고려해 업무상 위계에 의한 성폭력 혐의로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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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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