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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유권자의 설렘과 책임감 "우리의 한 표가 세상을 바꾼다" [4·15 총선 국민의 선택은]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1 18:10

수정 2020.04.01 20:12

4·15 총선 국민의 선택  
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오는 4·15 총선에서 첫 참정권을 행사하는 만18세 유권자들의 마음은 혼란스럽다. 국민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국회의원을 직접 선출할 수 있다는 '설렘'과 소중한 민의의 반영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동시에 들기 때문이다. '과연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할 의식 수준이 될까'와 '참신한 정치적 의사를 국정운영에 반영시킬 수 있다'는 물음표(?)와 느낌표(!)의 경계선에 선 10명의 생애 첫 유권자에게 총선을 바라보는 '시선'과 '눈높이'를 들여다봤다.
18세 유권자의 설렘과 책임감


"솔직히 처음 하는 투표라 후보자들도 자세히 알아보지도 못했고 갑작스럽게 투표권이 생긴 거 같아서 누굴 뽑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첫 투표인 만큼 신중하게 인물과 정책을 검증해 정치에 본격 관심을 갖는 '동기부여'로 삼겠다는 의견을 비롯해 주어진 참정권을 다소 버겁게 생각하는 학생 유권자도 있었다.

남예원 양은 "막상 (투표)기회가 주어지니 굉장히 소중함을 느꼈다"고 말했고, 이영기 군은 "국민을 편하게 만들 수 있는 한 표를 행사해 매우 흥분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제대로 된 참정권 행사 교육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유권자도 상당수에 달했다. 박예일 군은 "아직 정확한 투표방법을 배우지 못했다"며 "학교에서 하는 회장 선거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정희정 양은 "사실 제대로 된 설명이나 교육을 받은 적은 없다"며 "중·고등학생 사회시간에 비밀투표와 같은 투표의 4대 원칙을 배우고 전교회장, 부회장을 뽑는 교내선거를 통해 투표하는 법이 전부"라고 토로했다.

대학 입시공부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고3 특성상 불가피한 정치 무관심도 표출됐다. "정치에 많은 관심이 없다"(이종민 군), "정치인들 중에 맘에 드는 공약과 이해가 안되는 행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 많다. 딱히 선호하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없다"(주민우 군).

강재민 군도 "최근 정당이 많아지고 이름이 바뀌면서 점차 각 당의 특색이 없어지는 것 같다"며 "선호하는 당이나 국회의원도 없다"고 전했다.

정희정 양은 "누구에게 물어보기보단 스스로 뉴스를 보고 정치를 공부해야 하지만 어디서부터 공부하고 알아야 하는지 아무도 설명을 해주지 않아 막연히 정치라는 게 어렵고, 생각을 확립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과서'적인 교육보다는 실생활 속에서 정치적 의사 표현을 잘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이현출 건국대 교수는 "정치권은 만 18세라도 충분한 정치적 자기표현과 의사표출이 가능하다고 봤기에 공직선거법을 개정해놓고도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권 선거교육, 참정권 행사방법 및 취지 등에 대한 사전교육 시스템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기득권에 매몰되지 않은, 즉 '때'가 묻지 않은 참신함이 국정운영에 녹아들게 하겠다는 대견함도 보였다.

조성호 군은 "만 18세도 충분히 투표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히 생각을 하고 신중하게 고민할 나이고 해외 사례들을 살펴봐도 만 18세가 투표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정희정 양은 "처음 투표한다는 설렘에 너도나도 투표장에 가서 손등에 인증도장 찍고 자랑하려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반면 주어진 참정권을 행사하기에는 아직 미숙하다는 자성도 나왔다.

주민우 군은 "아직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선거를 할 수 있는 생각이나 관념을 가지지 않은 것 같다"며 "만 19세도 정치를 모르고 관심이 없는데 만 18세는 올바른 투표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군은 "아직까지 주변에 정치에 관심이 없는 친구들도 많다"며 "굳이 내가 투표를 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많아 투표율도 30%에 그칠 것 같다"고 전했다.


당리당략을 철저히 배제하고,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봉사할 '공복(公僕)'을 뽑는 소중한 계기로 삼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영기 군은 "사람다운 사람을 뽑아야한다"며 "시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고, 조성호 군도 "만 18세 유권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고 투표에 참여해 우리들이 직접 만들어나가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전했다.


이현출 교수는 "만 18세 유권자의 표심이 국정운영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당국 차원에서 다양한 선거관련 교육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개발,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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