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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국내기업 역차별 부른 EBS 유튜브 특강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31 18:38

수정 2020.04.01 17:48

[현장클릭] 국내기업 역차별 부른 EBS 유튜브 특강
국내 플랫폼 사업자 네이버, 카카오가 'EBS 2주 라이브 특강' 지원 서비스를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보다 이틀 뒤인 지난 25일부터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사업자가 EBS에 서운함을 토로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 23일 오전 9시, EBS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라이브 특강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수백만명의 접속자가 몰리자 홈페이지는 먹통이 됐다. 그러자 EBS는 9시 50분께 유튜브에서 라이브 특강을 시청하라고 공지했다. 24일부터는 유튜브 중심으로 라이브 특강을 방송하기로 결정했다.


해외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EBS 라이브 특강을 먼저 제공한 이유를 EBS에 물었다. EBS 관계자는 "유튜브는 학습자에게 익숙하고 접근성이 높은 플랫폼이라고 판단했다"면서 "검증된 방법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해 그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사업자의 경우 협의 과정이 긴데 유튜브는 오픈 채널이라 링크만 연결하면 가능하다"면서 "사이트 안정성 이슈로 안정적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은 유튜브"라고 부연했다.

EBS 설명대로 서버가 다운된 긴급한 상황에서 유튜브는 대안이 된다. 국내 사용자수는 3000만명이 넘고 기술력도 앞선다.

하지만 기왕이면 출발 선부터 국내외 사업자에게 동등한 라이브 송출 기회를 제공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국내 사업자는 이틀 뒤에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서 공정한 경쟁을 시작하지 못했다.

학습자(사용자) 입장에서도 원하는 플랫폼을 고를 수 있게 선택권을 다양하게 주는 방식이 합리적이다. EBS 2주 라이브 특강 대상자는 국내 초, 중, 고교생 540만명에 달한다.

'공영방송' EBS가 국내 초, 중, 고교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백업 플랫폼을 당초 유튜브로 설정한 점도 아쉬움이 남는다. EBS는 올해만 약 3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프로그램 제작 지원 명목으로 받는다. 하지만 유튜브 모회사인 구글은 한국에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지 않다. 구글이 정부에 내지 않은 세금 추정액이 1200억원에 달한다는 학계 분석도 있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 해소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온라인 강의 역량을 갖춘 EBS 역할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EBS가 보다 세심하고 공정한 판단과 운영을 하기를 바란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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