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마스크에서 탄도미사일까지...北, 거침없는 조작과 합성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31 13:36

수정 2020.03.31 13:36

30일 공개 '초대형 방사포' 사진 진위논란
합참은 "대구경 조종방사포와 유사" 분석
사진-영상 등 상습 조작 '군사력 과대포장'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라고 주장한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군이 '대구경 조종방사포'라는 견해를 밝힌 가운데 이번에는 공개된 사진이 조작됐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진위논란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대외적으로 자신들의 군사력을 부풀리는데 조작을 망설이지 않았다.

3월 31일 VOA에 따르면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지난 30일 로동신문이 공개한 초대형방사포 발사장면 사진에 조작의혹을 제기했다. 방사포의 직경이 발사관에 비해 너무 크고 길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 이동식발사대(TEL) 주변의 먼지 발생과 미사일 뒷부분 화염 주변의 조명도 자연스럽지 않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30일 국방과학부문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가 29일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 장면. (출처=노동신문) 2020.03.30.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30일 국방과학부문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가 29일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 장면. (출처=노동신문) 2020.03.30.
공개된 사진이 초대형 방사포가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30일 합참은 지난해 8월 북한이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으로 공개한 대구경 조종 방사포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북한이 전일 공개한 사진에는 발사관 6개가 달렸는데 기존에 초대형 방사포 사진의 발사관은 모두 4개였다. 직전에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발사했던 것이 지난 9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일만에 발사관 2개가 늘어난 것은 이해하기 부분이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는 종종 조작설이 제기돼 왔다. 지난 2017년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는 사진이 찍힌 방향과 별자리가 달라 논란이 됐다. 조작설을 제기한 우주 연구가 마르코 랑브루크 박사는 "분명히 같은 방향에서 잡은 두 사진인데 배경은 완전히 달랐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CNN은 북한이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 사진을 조작한 것 아니냐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사진 뿐만 아니라 영상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2015년 5월 발사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는데 실제로는 잠수함이 아니라 바지선에서 발사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민간연구단체인 비확산연구센터영상는 여러 영상과 카메라 각도를 조작해 성공한 것 처럼 짜깊기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북한은 지난 23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북한이 공개한 잠수함 발사 미사일 '북극성' 발사장면. (노동신문) 2016.4.23/뉴스1
북한은 지난 23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북한이 공개한 잠수함 발사 미사일 '북극성' 발사장면. (노동신문) 2016.4.23/뉴스1
지난 2012년과 2017년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 열병식에 등장한 미사일은 가짜 논란에 휘말렸다. 탄두가 구부러져 있거나 금이 가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대내외적으로 군사력을 부풀리려다 들통이 난 것이라는 비아냥을 받았다.

무기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장면에도 합성사진이 종종 포착된다.
지난달 12일 민주조선에는 북한의 배우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사진이 게재됐는데 지나치게 부자연스러워 합성이 아니냐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지난해 연말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장면이 공개되며 조작 논란이 일었다.
백두산의 주변 배경과 합성을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었지만 전문가들은 '합성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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