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외환건전성 규제 푼다..."수출기업 무역금융 확대"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6 16:37

수정 2021.04.2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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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LCR 규제 80%에서 70%로 3개월 하향 
은행 외화 확보 부담 감소
수출기업에 적극적 외화신용 공급 도모 
[파이낸셜뉴스]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외환시장 불안이 심화되자 정부가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완화 등 외환건전성 규제의 고삐를 푸는 방안들을 내놨다. 이에 따라 외화 공급자(국내은행, 외국은행 지점)의 외화 확보 부담이 낮춰지고, 수출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외화신용 공급을 통해 무역금융이 보다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6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외화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다층적인 외화유동성 공급체계를 구축해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한 방편으로 외화 LCR 규제가 80%에서 70%로 3개월간 하향된다. 외화 LCR은 향후 30일간 순(純)외화유출 대비 고(高)유동성 외화 자산의 비율이다.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외화자산을 충분히 보유토록 하는 지표이므로 금융사의 외환 건전성을 지켜준다.
그러나 달러수요가 폭증하는 위기상황에서는 이 같은 규제가 유동성 공급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외환시장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LCR 규제를 조정하면서 외환 건전성과 유동성 확보의 경계를 조정해왔다.

은행권에선 외화 LCR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수출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외화신용 공급이 가능해져 무역금융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에는 은행이 현금화에 유리한 외화자산을 순외화유출액 대비 80% 이상 갖고 있어야 했다면, 이제는 70% 이상만 갖추고 있어도 된다. 그만큼 무역금융이 늘어날 수 있는 여지가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규제 부담이 덜어져 이전처럼 외화자금 운용을 보수적으로 하지 않아도 돼 그간 축적해온 외화를 수출기업을 비롯한 수요고객들에 적극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제1차관도 "(외화 LCR 규제 완화를 통해) 은행들이 외화유동성 수급에 선제적이고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무역금융이 원활히 지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주요 은행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국외 금융사들로부터 외화를 끌어올 수 있는 크레디트 라인(credit line) 및 커미티드라인(committed line)을 구축하기도 했다.
현재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이 확보한 외화자금 규모는 약 102억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은행권에선 코로나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간 계속될 경우를 걱정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유동성 관리에 숨통이 트인 것은 맞지만, 향후에도 안 좋을 수 있는 시장 상황을 감안했을 때 규제 비율 완화는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정부에서 적극적인 환율 방어를 함으로써 은행들이 외화 유동성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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