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진그룹 "사실은 이렇습니다"…조현아 연합 공격에 조목조목 반박

뉴스1

입력 2020.03.20 11:13

수정 2020.03.20 11:13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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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한진그룹이 경영권 위협에 나선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부사장 3자 연합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대한항공과 전혀 다른 상황에 놓였던 일본항공(JAL) 사례를 들며 경영에 실패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진그룹은 20일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입장을 발표하고 조현아 전 부사장 연합 주장의 허점을 지적했다. 한진그룹은 이를 통해 3자 연합이 경영실패 근거로 제시한 JAL 사례 등의 부적절함은 물론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관련 논란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한항공과 한진칼 경영실패?…한진 "영업이익 쏙 뺀 허위" 주장

조현아 연합 측은 대한항공과 한진칼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1조7400억원, 3500억원의 누적 당기적자를 기록해 경영실패 상황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항공사는 항공기 보유 구조 상 당기순이익이 수익률의 유일한 기준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기업 이익창출 능력 지표인 영업이익이 중요한데 이를 쏙 뺀 주장이라는 것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매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경영실패를 주장하는 건 여론을 호도하려는 목적이라고 한진그룹은 지적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국내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현아 연합이 자신들 입맛에 맞는 수치만 들이대며 회사를 흔드는 것은 투기 세력의 전략"이라고 꼬집었다.

◇부채비율에 영구채 포함한 조현아 연합…한진 "회계 기준 호도"

한진그룹은 조현아 전 부사장 연합이 대항항공 영구채를 포함해 부채비율이 1600%에 달하는다는 주장에 대해 "회계 기준을 호도했다"고 주장했다.

국제회계기준상 영구채 발행은 자본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를 자의대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타 기업 및 금융기관에서도 활용하는 영구채 발행을 부정하는 것 자체가 조현아 주주연합의 억지 논리라는 게 한진그룹 반박이다.

또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부채비율이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항공사 업종 특성을 반영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환율상승에 따른 외화부채 환산손실 등을 감안해야 하는데 조현아 연합은 이런 사실을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항공(JAL) 위기는 정부 낙하산 인사가 원인

3자 연합이 일본항공(JAL) 사례를 항공사 회생 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삼았다. 2010년 한국의 법정관리에 해당되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JAL은 정부 낙하산 인사와 비효율적인 인력 운용에 따른 부담까지 겹치며 경영부실에 빠졌는데 전혀 상황이 다른 대한항공에 적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5000억원 적자였던 JAL을 2조원 흑자로 만든 사람은 항공 비전문가인 이나모리 가즈오 전 교토세라믹 회장과 공대출신 IT 전문가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사실상 주인 없는 회사였던 JAL이 낙하산 인사에 시달리다 과도한 복리후생과 비효율적 인력구조로 어려움에 처했던 만큼 대한항공 상황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JAL의 회생에 실질적 영향을 준 것은 정부 자금 지원이었는데 3자 연합은 이를 빼놓고 회생사례로 들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살린 회사를 마치 항공 비전문가들이 회생에 성공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JAL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금융기관 채권의 87.5%에 달하는 5215억엔을 비롯해 약 7300억엔의 채무 탕감을 받았다. 이후 정부계 펀드인 기업재생지원기구가 3500억엔을 출자했고 일본정책투자은행의 신규자금 투입(6000억엔), 일본항공 주식 100% 감자(자본금 2510억엔) 등으로 경영정상화 절차에 성공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JAL은 방만한 기업 운영으로 5만1000명이 넘었던 직원들 중 약 37%에 달하는 1만9000명을 감축했다"며 "상황이 다른 대한항공과 JAL을 비교하는건 한진그룹 인력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투자자라는 KCGI…한진 "펀드 최종 만기 최대 10년 불과"

한진그룹은 KCGI의 장기투자자라는 주장은 법인등기부등본에 명시된 펀드 만기기간을 보더라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강성부 대표는 최근 기자 간담회를 열고 KCGI 주요 펀드 최종 만기가 14년에 최대 20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KCGI 총 9개 사모펀드(PEF) 중 1 PEF, 1호의 5 PEF만 존속기간이 10년이라고 지적했다. 나머지 7개의 PEF는 존속기간이 3년에 불과하고 최대 2년 조건으로 2회까지 연장 가능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최종 만기가 최소 14년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한진그룹 신뢰 위기 원인제공자는 조현아 전 부사장…명분없다" 주장

3자 연합이 한진그룹 지배구조개선, 투명경영 등을 요구하는 현 상황의 부조리함도 지적했다.

특히 한진그룹은 가족경영 체제인 반도건설과 땅콩회항을 비롯해 한진그룹 이미지를 훼손한 조현아 부사장이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반문했다.

권홍사 회장과 아들 권재현 상무는 반도건설 그룹 지주회사인 반도홀딩스 지분 99.67%를 소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계열사를 소유하는 구조다.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는 부인, 아들, 사위, 차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가족경영 체제인데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건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권홍사 반도 회장 경영권 요구 논란 "공시법 위반"

조원태 회장에 경영권을 요구했다는 논란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입장도 반박했다. 녹취 등에 근거하면 먼저 경영권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는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진그룹은 권홍사 회장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10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임패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조원태 회장과 만남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권 회장은 한진그룹 명예회장 자리, 한진칼 등기임원 선임 권리 등을 요구한 만큼 반도건설의 공시법 위반 가능성을 지적했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한진칼 지분매입 당시 단순투자로 공시했다 이후 경영참여로 목적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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