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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스왑 뒤에는‘이주열·파월’ 핫라인 ‘홍남기 손편지’..."파월 의장에 감사"(종합)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0 10:48

수정 2020.03.20 13:53

[파이낸셜뉴스] 위기의 상황에 한국과 미국 간의 통화스와프가 전격 체결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통화스와프 협정은 비상시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를 빌려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주열-파월' 핫라인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물밑노력이 역할을 했다. 그리고 시작은 지난달 22일~2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중앙은행 총재 회의이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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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라인'과 '손편지'
이주열 한은 총재는 20일 출근길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통화스프와 관련 "양자면담 과정을 소상히 밝히는 건 조금 적절치 않아 보인다"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과 양자회담을 했다. 한국의 금융시장 상황과 당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영향 등 상당 기간 한국에 관해서 자세히 이야기를 나눴고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이사로 활동 중이다. 그만큼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국제적 금융 부문 주요 인사들과 친분이 두텁다. 파월 의장과도 BIS 회의 등으로 두세달에 한 번꼴로 만날 정도로 인연이 깊다.

이 총재는 "아무래도 연준 의장과는 늘 접촉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라인 같은 것이 있어 (한·미 통화스와프) 협의하기 잘 이뤄졌다"며 "며칠 사이에 실무협의가 상당히 빠른 시일 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도 그런 관계가 작용했다. 파월 의장이 상당히 신속하게 액션을 취해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 부총리도 한은에 힘을 보탰다.

홍 부총리는 이주 초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냈다. 홍 부총리는 편지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국제공조가 중요하며, 특히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국제공조가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부총리는 지난 2008년 10월 한·미 양국이 첫 통화스와프를 맺을 때 워싱턴 주미 대사관 재경관으로 근무하며 현장을 뛰었던 경력이 있다.

아울러 이 총재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와의 통화스와프를 통해 국제적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준 파월 의장에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상당히 신속하게 움직였다. 신속하게 움직인 것은 기축통화국으로서, 그리고 기축통화국의 중앙은행으로서 리더십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라고 본다"며 "그런 의미에서 파월 의장의 신속한 결정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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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불안 완화에 기여"
이 총재는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가 외환시장 안정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국내금융시장에서도 달러부족, 그에 따른 환율상승 등 시장 불안이 나타났다"며 " 한국으로서도 달러공급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총재는 현재 외환보유액이 적절한 수준으로 평가하면서도 현재 6개월인 한·미 통화스와프 기간 연장과 주요국과의 추가적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이 총재는 "(한·미 통화스와프) 합의서를 보면 최소 6개월로 돼있다. 지난 2008년 사례를 보면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계약이 1년 3개월 정도 존속됐다. 2008년의 예로 봤을 때 시장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기축통화국인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갖는 의미가 크고 중요하지만 여타 국가와의 통화스와프도 외환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여전히 중요하다"며 "일본과의 통화스왑도 의미가 있다. 앞으로 중앙은행간의 금융협력 및 외환시장의 안전판 강화 측면에서 주요국과의 협력을 높일 수 있는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상황이 더 엄중하다고 본다. 한은이 할 수 있는, 쓸 수 있는 정책 카드를 모두 다 테이블에 올려놓았고 상황에 맞게 쓰겠다"며 "금융기관이 유동성 부족으로 역할을 못하는 일은 막아야겠다.
유동성 자체는 풍부하게 끌고 가서 가급적 신용경색이 일어나는 일은 없도록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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