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한전 연계 ELS도 폭탄터지나 [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9 17:47

수정 2020.03.19 17:47

녹인형 684억 중 75% 손실구간 진입
주가 떨어지면 손실 커지는 구조
한전, 작년 1조 적자에 코로나까지
주가 1년만에 반토막… 손실위험↑
한전 연계 ELS도 폭탄터지나 [마켓워치]
한국전력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한전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종목형 주식연계증권(ELS)의 손실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노 녹인(Knock-In) 구조를 제외한 녹인형 한국전력 연계 ELS 발행규모는 모두 684억원으로, 이 가운데 75%가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 연계 ELS 가운데 녹인 배리어(원금 손실 한계선)를 터치한 종목은 63개로, 총 515억원(18일 기준) 규모다. 한국전력의 적자 폭이 커진 데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 겹치며 한전의 주가는 2만원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한전의 주가는 지난해 3월 장중 3만6000원을 찍기도 했지만 이달 18일에는 절반도 안 되는 1만7100원에 거래됐다. 19일에는 장중 1만55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3년내 최저점이다. 이날 주가를 반영하면 ELS 녹인 구간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 연계 ELS는 단독 기초자산이기보다 코스피200 지수와 현대차, 삼성생명 등 여타 종목 가운데 통상 1개 내지 2개 종목과 함께 짝을 이룬다. 기초자산으로 함께 묶인 종목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ELS 손실이 함께 커지는 구조다.

문제는 한전의 주가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전에 대해 "경기방어주의 역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례 없는 사회적 불안감의 형성은 한전의 전력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방어주의 근본인 매출 안정성(판매량·전기요금)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류 연구원은 이어 "경기 악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경제 주체의 비용 부담 증가가 야기되는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기대감 역시 한층 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LS는 계약만기일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고금리의 이자를 주는 파생상품이다.
해당 지수가 녹인 배리어를 터치한 경우 투자자들이 만기까지 ELS를 보유해야 할 가능성이 높고, 만기가 되더라도 원금손실이 날 우려가 커진다.

한편 한국전력은 지난해 1조3566억원의 영업손실(연결기준)을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영업손실 2조7981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악의 실적 쇼크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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