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코로나 확산 속 주총 앞둔 항공업계…같은 환경 다른 고민

뉴스1

입력 2020.03.18 05:10

수정 2020.03.18 05:10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2020.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2020.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진에어 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다. 2018.6.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 진에어 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다. 2018.6.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가운데 1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3.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가운데 1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3.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국내 항공업계 상장사들이 다음주부터 잇달아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특히 경영권 분쟁 중인 대한항공 지주사 한진칼과 제재 해소 여부가 걸린 진에어의 주총에 이목이 쏠린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는 가운데 항공사들은 각기 다른 고민 속에 위기 타개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항공사들은 오는 25일부터 정기 주주총회를 줄줄이 연다. 이날 제주항공과 진에어를 시작으로 27일에는 한진칼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등이 한꺼번에 주총을 개최한다. 30일에는 티웨이항공 주총이 예정돼 있다.

한진칼 주총에선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기존 경영진과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이 경영권 향배를 놓고 표대결을 펼친다. 양측은 각각 조원태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 신규 전문경영인 체제를 내세우고 있다.

한진칼 이사회는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추천하고, 김석동 법무법인 지평 고문 등 5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반(反) 조원태 진영인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도 주주제안으로 사내이사에 김신배 전 SK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후보로 추천해 놓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3자 연합의 한 축인 반도건설의 허위 공시 논란이 주총 변수로 떠올랐다. 한진칼은 지난 16일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이 단순투자 공시 상태에서 조 회장에게 경영권 및 부동산 개발권 등을 요구했다며 금융감독원에 허위 공시 등에 대한 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현재 의결권을 가진 주주명부 폐쇄 직전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측은 32.45%, 3자 연합측은 31.98%로 추산된다. 하지만 반도건설의 허위공시가 인정되면 보유 지분 8.20%에서 3.20%의 의결권이 제한될 수 있다. 이 경우 3자 연합의 지분은 31.98%에서 28.78%로 떨어진다. 여기에 조 회장측에 더해질 확률이 높은 대한항공 자가보험, GS칼텍스 지분 등이 합쳐질 경우 36.5%까지 상승,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이번 주총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를 위한 정관 변경, 우기홍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이수근 오퍼레이션부문 부사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등 안건을 다룬다. 대한항공은 사외이사 비중을 늘려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진에어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확대를 통해 1년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국토부 제재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진에어는 현재 사외이사를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비중을 과반으로 늘린다고 명문화한다. 이에 따라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2명, 감사위원 1명의 신규 선임에 나선다. 제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오너 일가의 경영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또 진에어는 이사회 아래 내부거래위원회도 확대한다. 최대주주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사안의 타당성을 사전에 검토하는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일감 몰아주기를 막는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로 주인이 바뀌는 아시아나항공은 주총 안건으로 임기가 만료된 정창영 사외이사 대신 최영한 전 아스공항 대표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한창수 사장을 비롯한 기존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구성원은 그대로 자리를 유지한다.

앞서 업계는 한창수 사장 등 기존 경영진의 교체를 점쳐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등 항공 업황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인수 후 안정화 작업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기존 경영진을 유지해 안정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 이사회는 주총 안건으로 한태근 사장 연임안을 올렸다. 이외에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을 재선임하는 안을 올렸고, 신규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박동석 부산시 신공항추진본부장 , 진종섭 아시아나항공 전략기획 본부장 등을 추천했다.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한태근 사장의 재선임은 대외악재가 속출하는 상황에서의 경영진 교체가 영업환경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현직의 항공·재무전문가를 투입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제주항공은 애경그룹의 재무 전문가인 이성훈 AK홀딩스 상무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이 상무는 AK홀딩스에서 경영기획팀장, 재무팀장 등을 역임한 재무 전문가로 이스타항공 인수 후 재무 관련 의사결정에 적극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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