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스라엘 네타냐후 '5선 총리' 꿈 깨지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6 18:24

수정 2020.03.16 18:24

총선 승리에도 야당 결집하면서
연정 구성권 베니 간츠에 넘어가
지난 14년에 걸쳐 이스라엘을 이끌었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사진)가 이달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정부 구성권 확보에 실패하면서 5선 총리의 꿈은 물론 정치 인생 전체가 망가질 위기에 처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각 정당 관계자들을 불러 의견을 청취한 뒤 중도 좌파 야당인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에게 연립 정부 구성권을 먼저 주기로 결정했다.

이스라엘은 내각제 국가로 대통령이 총선에 참여한 정당 지도자들과 협의를 거쳐 총선 2주 이내 연정 구성 가능성이 높은 정당의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부여한다. 이날 리블린 대통령과 접촉한 국회의원 전체 120명 가운데 61명이 간츠 대표에게 먼저 구성권을 주는 데 찬성했다. 간츠 대표는 앞으로 6주 이내에 새 연정을 출범시키면 총리직에 오른다.

이스라엘은 거듭된 연정 실패로 지난 1년간 3번이나 총선을 치렀다.
이달 2일 치른 선거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리쿠드당이 전체 120석 가운데 36석을 얻어 1위를 기록했다. 현지에서는 제 1당 대표가 총리 후보로 지명된 관례상 네타냐후 총리가 먼저 연정 구성권을 받는다는 예측이 강했으나 야당이 결집하면서 예측이 뒤집어졌다. 청백당은 이달 선거에서 33석을 확보해 2위에 그쳤지만 아랍계 연합정당인 조인트리스트(15석)와 세속주의 우파정당인 이스라엘베이테누(7석)의 지원을 이끌어 내면서 61명의 지지를 받았다.

청백당에 손을 내민 야당들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 저지를 위해 뭉쳤다. 그는 지난해 11월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으며 간츠 대표는 이달 초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에는 이스라엘 총리의 임기를 2차례를 제한하고 검찰에 기소된 총리가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임에 실패할 경우 정치 인생이 송두리째 위험해진다.
그의 첫 재판은 오는 17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5월 24일까지 연기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만약 부패 혐의로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정치적 재기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스라엘 대통령실은 이날 발표에서 비록 연정 구성권을 간츠 대표가 가져갔지만 리쿠드당과 청백당이 거국내각 구성을 위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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