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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한진칼 주총 앞두고 '중립' 선언...지분 일부 매각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6 14:15

수정 2020.03.16 14:15


카카오, 한진칼 주총 앞두고 '중립' 선언...지분 일부 매각
[파이낸셜뉴스] 카카오가 이달 27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중립'을 지키기로 했다. 카카오는 또 한진칼 지분 일부를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가 기존 조원태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졌던 만큼 현 경영진 입장에선 아쉽게 됐지만 이번 주총의 결과에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찬성을 권고한데다 대한항공 내부 주주들이 결집하고 있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해 지분율을 1%이하로 떨어뜨렸다. 카카오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여러 비핵심자산을 매각했다"며 "세부 매각내역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모바일 환경에서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을 강화하기 위해 카카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 체결 전후로 카카오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 1%가량을 매입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1%가량을 추가 매집해 2%에 달하는 한진칼 지분을 보유해왔다.

카카오는 지분 취득을 사업적 차원이라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과의 경영권 다툼이 격화하면서 카카오는 조 회장의 우군 역할을 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KCGI 측에서 김범수 이사회 의장을 만나면서 중립을 지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가 이번 주총에서 기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 회장 측이 확보한 지분은 의결권이 인정되는 지난해 말 기준 조 회장(지분율 6.52%),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00%) 등 총 32.45%이 됐다.

이에 맞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의 지분은 KCGI 17.29%, 반도건설 8.28%, 조 전 부사장 6.49% 등 총 32.06%다. 양측의 지분 차이가 줄어들게 되면서 국민연금(2.9%)을 비롯한 기관투자가, 소액주주들 표가 결과를 가르게 된다.

다만 안건별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인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지분율 3.8%)는 조 회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진그룹 임직원들이 개설한 SNS 공간에선 조 회장을 지지하는 주주들의 의결권 위임장 '인증샷' 게재가 이어지고 있다.
또 전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역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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