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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라 유가 하락이야!"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6 10:16

수정 2020.03.16 10:16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라 유가 하락이야!"

비트코인(BTC) 가격이 13일 한때 3,600달러까지 떨어져 최근 7년간 최대규모의 일간 낙폭을 기록했다. 3월 12일에 10억 달러가 넘는 롱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최근 들어 가장 치열한 매도 추세를 보이게 되었다.

비트코인이 8시간 만에 50%나 폭락한 주요 원인은 다우지수가 9.9%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우지수를 비롯 전세계 증시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매도세가 폭발해 붕괴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7일 동안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전반은 미국 증시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이는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욕구가 전반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증시가 가파른 조정 국면으로 들어가고 비트코인 가격이 5,00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매수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가격은 결국 3,6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거래자가 설명하는 가격하락의 기술적 이유

유럽 및 미국의 중앙은행들이 더 많은 경기부양책을 도입해 세계 금융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할 때까지,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로 갑작스러운 하락 사태에 취약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


암호화폐 거래자이자 기술 분석가인 에릭 티스(Eric Thies)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에만 쏠리고 있지만, 최근에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 간의 유가 분쟁과 같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정학적 충돌과 위험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유가 하락으로 세계 시장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되면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과 공포,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에릭 티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과 기존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규모 덤핑 사태는 그야말로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오로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 사태에서는 불황의 일반적인 징후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 뉴스에 가려 놓치고 만 석유 전쟁 때문일 수 있다.”

에릭 티스는 비트코인이 3,600달러로 하락하면서 새로운 시장 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24시간 동안 일류 거래자들은 비트코인이 하룻밤 사이에 폭락함에 따라 2019년 초와 유사하게 장기적인 매집 단계가 새로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위험자산에 대한 욕구가 개선될 경우 기관들이 BTC를 보다 낮은 가격으로 계속 매집할 수 있으므로 시장이 상당량의 BTC를 소유하고 있는 큰손이나 개인들에게 집중되는 추세가 덜해질 것이. 이에 대한 에릭 티스의 추가적인 설명은 다음과 같다.

“많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 중 한 가지는 이 새로운 시장 주기에서의 자금 흐름이다. 이것은 많은 돈이 기관들에 의해 소유될 수 있는 첫 번째 시장 주기이다. 즉, 비트코인은 이제 기존 시장과 연계되어 있어 사람들의 정서적 사이클 면에서 안전한 피난처와는 거리가 멀어졌으며, 우리가 두려움을 느낄 때 가진 돈을 지키려는 본능과도 멀어졌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rayscale Bitcoin Trust)는 지난 2월 내내 코인베이스와 같은 플랫폼에서의 비트코인의 현물환가 대비 30% 정도의 프리미엄을 보였다. 이는 비트코인에 대해 인가된 기관 투자자의 자본 유입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3,000달러 대까지 추락한 것은 레버리지가 큰 암호화폐 시장의 속성과 구매자들이 극도의 변동성과 불확실성 속에서 개입하기를 꺼려했기 때문이다. 시장 하락 후에 비트코인의 유동성은 1,100만 달러 정도인 매도 주문 한도로 인해 비트멕스(BitMEX)의 BTC 가격이 다른 거래소에 비해300달러나 낮춰질 정도까지 악화되었다. 암호화폐 거래자인 제이콥 캔필드(Jacob Canfield)는 트위터를 통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매도 한도액 1,100만 달러를 매도하려 하는 이가 있다고 하자. 하지만 가격이 다른 거래소에 비해 낮게 유지되고 있다. 비트멕스는 청산 미처리분 때문에 BTC 가격이 대부분의 다른 거래소보다 300달러 낮은 상태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일일 시장 거래량 중 상당 부분이 비트멕스, 오케이엑스(OKEx), 바이낸스 퓨처(Binance Futures) 및 FTX와 같은 선물거래 플랫폼에서 나온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 거래자의 대다수가 주요 암호화폐를 차입자본으로 거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변동성이 높아지고 예상치 못한 시장 매도 주문이 수억 달러 대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므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3월 12일의 경우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심각한 조정 국면을 거칠 수 있다. 대규모 폭락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에릭 티스는 거래 활동이 활발했던 이전 구역을 보건대 다음 번 논리적 지지선은 4,800 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었다. 3,000달러로 폭락하기 전의 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BTC는 2019년의 5,600 달러 돌파 지역에 걸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수자들에게 있어서 현재 유일하게 좋은 징후는 이러한 돌파 영역에 대한 성공적인 백 테스트를 통해 작년의 돌파 추세가 기술적으로는 2018년의 하락 장세로부터의 변화 추세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는 것뿐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모든 주요 지지선 아래로 떨어졌다. 모든 주요 거래소의 마지막 남은 지지선이었던 4,800 달러보다도 아래로 떨어졌는데, 이는 시장의 거의 모든 롱 포지션들이 불과 몇 시간 만에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저명한 암호화폐 거래자인 I am Nomad가 제공한 스크린샷은 한 비트멕스 투자자가 하룻밤 사이에 1,220 BTC를 잃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가격 하락 전에는 970만 달러에 상당하던 금액이다.

비트멕스에서만도 지난 이틀 동안에 10억 달러 이상의 롱 포지션이 청산되었는데, 그 정확한 이유는 1,000만 달러 이상의 대형 롱 포지션들이 중단되거나 청산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서, 이는 이어서 강력한 매도 압력으로 전환되었다.

■업계 CEO, 대폭 하락에도 긍정적 시각 견지

비트코인 가격이 50% 하락했지만, 이 부문 최대의 투자업체를 총괄하고 있는 업계 최고 경영진은 이 자산군에 대한 믿음과 장기적인 시장 추세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했다.

그레이스케일의 매니징 디렉터로서 약 2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공개거래 가능한 비트코인 투자기구인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rayscale Bitcoin Trust)를 감독하고 있는 마이클 소넨신(Michael Sonnenshein)은 이처럼 극단적인 변동성 속에서도 암호화폐 업계와 커뮤니티에 대한 자신의 믿음은 변치 않았다고 말했다.

“디지털 통화 분야에 발 들여놓은 지도 벌써 7년이 넘었다. 몇 년 전만 해도 한밤중에 일어나 가격을 확인하기도 하고 시장이 급락하면 속이 울렁거리기도 했지만, 이 놀라운 커뮤니티가 구축해 놓은 성과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마음 굳게 먹고 존버 정신(HODL)을 잊지 말자.”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의 억만장자 CEO인 마이크 노보그라츠(Mike Novogratz)는 거의 모든 자산에 대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신뢰가 곤두박질친 듯하며,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트파이넥스(Bitfinex)의 최고 기술책임자인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는 단 하루의 시황으로 인해 시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실전에서 입증된 자산으로서, 시간이 지남에 따 진정한 가치 저장소로서의 저력을 입증할 것이다.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QE) 기간 중에 결실을 맺었지만, 시간이 지나 이러한 정책들이 실패하기 시작해도 그 가치를 입증하게 될 것이다."

에릭 티스에 따르면, 이번 시장 붕괴가 시사하는 긍정적인 점 한 가지는 이러한 급락 사태가 월초에 발생한 덕분에 BTC가 회복하고 안정화 될 수 있는 시간이 좀더 많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급락이 만약 3월 말에 발생했다면, BTC의 월간 캔들과 같이 보다 긴 시간 프레임의 캔들을 야기해 3,000달러 선까지 떨어지게 되었을 것이며, 이는 향후 수개월간 매우 부정적인 선례를 남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지금부터 언론과 시장에서 어떤 대혼란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사람들이 두려워 물러설 때 사고, 사람들이 욕심 내며 달려들 때 팔라는 것이다.
감정과 포기투매로 인해 재앙에 가까운 결과가 촉발되고 있는 이런 시기는 일반적으로 진정한 시장약세의 징후로서, 일반 대중과는 반대로 거래해야 할 시기일 때가 많다.”


/코인텔레그래프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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