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코로나發 증시급락… IPO 멈추고, 새내기주는 직격탄 맞았다[마켓워치]

배지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5 18:18

수정 2020.03.15 18:18

기업 상장일정 철회 사례 속출
운용사 수요예측 불참도 늘어나
올해 입성 기업들 하락세 못 면해
마스크株 ‘레몬’만 나홀로 선전
코로나發 증시급락… IPO 멈추고, 새내기주는 직격탄 맞았다[마켓워치]
주식시장 급락의 여파로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 돌입했던 기업들이 상장일정을 철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증시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운용사들이 수요예측에 불참을 선언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사실상 수요예측이 실시되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시장 급락에 상장일정 연기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S그룹 계열사인 LS EV 코리아는 지난 13일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수요예측 이후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회사 측은 "최근 주식시장 급락에 따라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을 고려해 잔여 (상장)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LS EV 코리아는 지난 11~12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바 있다.


코넥스 시가총액 3위의 바이오기업 노브메타파마도 수요예측을 다시 하기로 했다. 이달 3~4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일정을 오는 23~24일로 미루기로 했다. 노브메타파마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정상적인 기업설명회(IR) 및 수요예측이 불가능했다"며 "일정을 변경해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메타넷엠플랫폼과 센코어테크가 상장을 철회했다. 메타넷엠플랫폼은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성적이 저조한 것이 이유가 됐다.

증시 상장을 앞둔 예비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한 데는 운용사들이 증시 불확실성을 이유로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신자산운용은 내부방침으로 이달 20일까지 실시하는 모든 수요예측에 불참여키로 결정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급락하면서 현재 공모가는 너무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며 "공모주의 밸류에이션이 의미가 없어졌고,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상장을 하더라도 주가가 오른다는 확신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운용사들은 현금흐름이 뚜렷하지 않은 IPO 대상기업을 우선적으로 참여에서 배제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 회복 시점이 분명하지 않아 상반기 투자를 축소하고, 하반기에 다시 투자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수요예측 참여는 보통 펀드매니저가 개별적으로 판단하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IPO가 크게 줄고 계획했던 일정도 철회되는 상황"이라며 "IPO시장이 원활하지 못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올해 새내기주들 주가 부진

이런 상황에 올해 증시에 새로 입성한 기업들의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서남은 현 주가가 2220원이다. 공모가(3100원) 대비 28.38% 하락한 수치다. 고온 초전도 선재를 주로 생산하는 서남은 시초가 39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코로나19 사태에 시장 수급이 약해지며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코넥스에서 이전 상장한 데이터 품질관리 솔루션기업 위세아이텍은 상장 당일 종가(1만2400원) 대비 41.12% 떨어진 7300원이다. KCC에서 인적분할해 코스피시장에 재상장한 케이씨씨글라스는 시초가(7만9600원) 대비 75.87% 급락해 2만원대 밑으로 내려왔다.

이들과 달리 지난달 말 상장한 레몬은 공모가(7200원) 대비 37.5% 급등한 9900원에 거래되며 나홀로 선전하고 있다. 나노필터가 마스크 수요 부족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단기테마 형태를 띠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월 증시에는 총 7개 기업이 상장했다. 1~2월 공모금액은 1월 210억원, 2월 590억원으로 과거 3개년 평균 대비 50% 수준에도 못 미치는 등 상당히 부진했다.

기관을 비롯해 일반투자자들이 상장 첫날 매도 전략을 선호한 점도 가뜩이나 악화된 시장 상황에서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던 요인으로 지목된다.
서남은 상장 당일에만 기관이 190억원을 일괄 매도했다. 레몬 역시 지난달 28일 기관 순매도금액이 300억원에 달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4개 기업이 IPO 공모일정을 연기하고, 기존 계획을 철회하면서 점차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지수 변동 폭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설명회 등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거나 취소되면서 기업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아 기관 수요예측 참가율도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bjw@fnnews.com 배지원 김정호 최두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