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0주씩 한진칼 주식 사자'…'조원태 구하기'에 임직원까지 나선다

뉴스1

입력 2020.03.11 11:56

수정 2020.03.11 14:34

인천공항 국제선 계류장의 모습. (뉴스1 DB) /뉴스1 © News1
인천공항 국제선 계류장의 모습. (뉴스1 DB) /뉴스1 © News1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뉴스1 DB)© 뉴스1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뉴스1 DB)© 뉴스1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이달 27일 열리는 한진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그룹 내부에서 조원태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8년 대대적인 총수 퇴진 운동을 벌였던 이들이 이제는 자발적으로 '10주씩 한진칼 주식 사기'에 동참하는 등 공식적으로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 체제를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초유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검증된 항공·물류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는 동시에 '반(反) 조원태 연합'의 명분도 그만큼 부족하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주력 기업인 대한항공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할 정도다.

전체 여객 노선 총 124개 중 89개 노선에서 운항을 멈췄으며, 남은 노선도 대폭적인 감편 운항에 돌입했다.
여객기 145대 중 100여대의 발이 묶였다. 국제선 여객 노선을 기준으로 보면 주간 운항 횟수 920회의 80% 이상이 운휴에 돌입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토종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이른바 '3자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마저 격화하며 직원들의 위기감만 증폭되고 있다.

직원들이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물류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직원들은 실제 조 회장 체제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룹 임직원들은 이번 주총 때 조 회장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10주씩 한진칼 주식 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진그룹 측은 최근 중국 우한행 전세기에 탑승하는 등 어려운 일에 솔선수범하는 조 회장에 대해 임직원들이 신임을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그룹 3개 노동조합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3자 연합이 한진 노동자의 고혈을 빨고 고통을 쥐어짜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하며 조 회장을 지지하고 나선 바 있다.

이들 노조는 3자 연합을 전문성이 떨어지는 '투기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3자 연합이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등을 중심으로 한 사내·외이사를 추천한 것을 놓고도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영진을 앉혀 그룹을 지배하는 의도"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3자 연합이 제안한 회동에 대해서도 '그룹 내부를 흔들어 보겠다는 유치한 발상'으로 깎아내리며 대화를 거절했다.

직원들의 여론이 악화하자 김 전 상무는 "3자 연합의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후보에서 자신 사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진그룹 측 역시 급변하는 항공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검증된 경영 능력을 갖춘 현 경영진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항공 업계 패러다임이 얼라이언스, 코드 셰어, 조인트 벤처 등 협력 기반으로 변하고 있어 항공사 CEO의 풍부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이다.

여기에 이번 주총에서 내세운 이사 후보들이 3자 연합이 추천한 후보보다 높은 전문성을 갖췄다고 자평한다.
이들을 통해 지배·재무 구조 개선, 준법 경영 등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것은 물론 항공업계 위기를 대처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항공·물류산업은 업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 글로벌 네트워크가 필수다.
이를 전혀 모르는 문외한이 맡을 수 있는 자리 자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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