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대기업 3월 공채도 ‘올스톱’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0 17:38

수정 2020.03.10 17:38

코로나 여파로 한달 이상 미뤄
삼성 5월에나 GSAT 실시 가능
현대·기아차 신입채용 잠정 중단
대기업 3월 공채도 ‘올스톱’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그룹의 상반기 신입 공채일정이 사실상 '올스톱'됐다. 대부분 대기업들은 대학 개강 연기, 채용설명회 개최 불투명 등으로 채용계획을 한 달 이상 미룬 것으로 파악됐다. 이조차 향후 코로나19 추세에 따라 추가 연기 가능성도 있어 상반기 대기업 취업시장이 '역대급'으로 축소될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매년 상반기에만 5000명 이상을 채용하는 삼성이 올해 상반기 공채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예년처럼 3월 중순까지 전자계열, 금융계열, 건설·중공업계열 등으로 나눠 계열사별 대졸 신입 채용일정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끝내 연기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삼성은 지난해에는 3월 11~12일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의 상반기 채용 접수에 들어갔다.


삼성 전자계열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인사팀에서 최근 공채일정을 연기하기로 확정했다"며 "상반기 공채가 언제까지 지연될지조차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삼성 계열사 관계자도 "당장 대학들이 집단감염 우려 때문에 개학을 미룬 데다 채용설명회 개최를 꺼리고 있어 채용전형을 현실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사팀이 말 그대로 '멘붕'에 빠져 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오는 20일 전후로 급격히 진정되지 않는 이상 상반기 공채일정은 4월로 미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상반기 공채일정을 연기하면서 서류전형 통과자를 대상으로 치르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도 예년보다 늦어진 5월쯤에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GSAT는 4월 14일 전국에서 진행됐다. GSAT는 통상 5만명 이상이 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말부터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채용 면접 대상자들에게 면접일정을 연기하는 내용의 문자를 일괄적으로 보냈다. 기아차도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대규모 신입 공채를 폐지하고 부문별 상시채용으로 전환해 타격이 큰 편은 아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진행 중이라 면접 재개가 언제쯤 이뤄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SK는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일정을 3월 초에서 3월 말로 늦췄다. 이에 따라 직무적성검사인 SK종합역량검사 시기도 5월 중순으로 예상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올해 채용 규모는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전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SK는 상·하반기 공개채용, 수시 경력채용 등을 통해 올해 8500명 수준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LG도 계열사별 상반기 채용일정을 4월로 미뤘다. LG는 지난해 2월 말부터 공채 접수에 들어갔던 걸 감안하면 한 달 이상 늦춘 셈이다.


포스코는 지난해에는 3월 초에 상반기 정기 채용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중순 경에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이달 예정했던 수시채용 면접일정을 무기한 미뤘다.
10대 그룹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상반기 채용일정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최악의 경우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하반기로 비중을 확대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이병철 김은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