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대기업, 상반기 채용 '올스톱'..채용 절벽 우려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0 16:32

수정 2020.03.10 17:04


주요 그룹 상반기 채용계획 차질
그룹 지난해 올해
삼성 계열사별 3월 11~12일 공채 접수 돌입 3월 중순 공채 접수 계획 연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5월 개최 전망
현대차 정기 공채 폐지하고 수시 공채로 전환 2월 말부터 신입사원 채용 면접 잠정 중단
SK 3월 4~15일 공채 접수 돌입 공채 접수 3월말로 연기. SK종합역량검사 5월 중순 예상
LG 계열사별 2월 말부터 3월 초 접수 시작 4월로 일괄 연기
[파이낸셜뉴스]코로나19 여파로 주요 그룹의 상반기 신입 공채 일정이 사실상 '올스톱'됐다. 대부분 대기업들은 대학 개강 연기, 채용설명회 개최 불투명 등으로 채용계획을 한 달 이상 미룬 것으로 파악됐다. 이조차 향후 코로나19 추세에 따라 추가 연기 가능성도 있어 상반기 대기업 취업시장이 '역대급'으로 축소될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매년 상반기에만 5000명 이상을 채용하는 삼성이 올해 상반기 공채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예년처럼 3월 중순까지 전자 계열, 금융 계열, 건설·중공업 계열 등으로 나눠 계열사별 대졸 신입 채용 일정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끝내 연기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삼성은 지난해에는 3월 11~13일에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의 상반기 채용 접수에 들어갔다.


삼성 전자계열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인사팀에서 최근 공채 일정을 연기하기로 확정했다"며 "상반기 공채가 언제까지 지연될지조차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또다른 삼성 계열사 관계자도 "당장 대학들이 집단감염 우려때문에 개학을 미룬데다 채용설명회 개최를 꺼리고 있어 채용 전형을 현실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사팀이 말그대로 '멘붕'에 빠져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오는 20일 전후로 급격히 진정되지 않는 이상 상반기 공채 일정은 4월로 미뤄질 거 같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상반기 공채 일정을 연기하면서 서류 전형 통과자를 대상으로 치르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도 예년보다 늦어진 5월쯤에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GSAT는 4월 14일에 전국에서 진행됐다. 삼성GSAT는 통상 5만명 이상이 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오프라인 채용설명회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열었던 학교별 채용설명회처럼 집단 설명회 방식은 지양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며 "대신 각종 채널을 활용한 온라인 설명회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달 말부터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채용 면접 대상자들에게 면접 일정을 연기하는 내용의 문자를 일괄 보냈다. 기아차도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대규모 신입 공채를 폐지하고 부문별 상시 채용으로 전환해 타격이 큰 편은 아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진행중이라 면접 재개가 언제쯤 이뤄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SK는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일정을 3월 초에서 3월 말로 늦췄다. 이에 따라 직무적성검사인 SK종합역량검사도 5월 중순으로 예상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올해 채용 규모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전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SK는 상·하반기 공개채용, 수시 경력채용 등을 통해 올해 8500명 수준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LG도 계열사별 상반기 채용 일정을 4월로 미뤘다. LG는 지난해 2월 말부터 공채 접수에 들어갔던 걸 감안하면 한 달 이상 늦춘 셈이다. LG 관계자는 "채용 전형은 계열사별로 진행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불가피하게 4월로 일괄 연기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에는 3월 초에 상반기 정기 채용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중순 경에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이달 예정했던 수시채용 면접 일정을 무기한 미뤘다.
10대 그룹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상반기 채용 일정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최악의 경우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하반기로 비중을 확대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이병철 김은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