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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 복귀에 통합당 시끌… 공관위 "제외된 사람 더 많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9 17:56

수정 2020.03.09 19:53

조해진·정태근 등 공천 받아
박형준 전 혁통위원장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신청 철회
김형오(가운데)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공천관련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형오(가운데)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공천관련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공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는 가운데 통합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의 옛 친이계(친이명박계) 인사들의 복귀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명박(MB)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와 친이계 의원 등 친이 인사들의 부활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친박(친박근혜) 일색으로 통했던 20대 총선과 궤를 달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친이계였던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옛 친이계 인사들이 원내 입성할 경우 당의 계파 구도는 새로운 구도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다.

■친이계 복귀 눈길

9일 통합당에 따르면, 조해진, 정태근 전 의원을 비롯해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전 부대변인 등 청와대 인사들이 이번 통합당 공천명단에 올랐다.


한나라당 시절 MB 측근으로 당 대변인과 새누리당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던 조해진 전 의원은 경남 밀양 의령 함안 창녕에 공천되면서 3선을 노리게 됐다. 조 전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당이 제게 공천을 준 것은 선거에서 필승하라는 명령"이라며 "선거일까지 한 달여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 문(文) 정권 청산의 선봉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친이계 핵심이자 소장개혁파로 분류됐던 정태근 전 의원도 서울 성북을에 공천돼 재선에 도전한다.

정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정부의 허술한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한 데 이어 대구·경북지역 경증확진자 격리치료 제안 등 활발한 정치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MB 정부 춘추관장과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정하 전 대변인은 강원 원주갑에 공천돼, 여권 거물급인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맞불을 가능성이 커졌다. 20대 공천에선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박 전 대변인은 이번 세대교체 흐름에 맞춰, 통합당의 원주갑 수성에 나서게 된다.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의 측근으로 활동한 김 전 부대변인은 경기 성남 분당갑에 공천을 받으면서 게임업계 출신인 현역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맞대결이 성사됐다.

다만 MB정권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전 위원장의 경우 이날 통합당 비례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으나, 다시 철회했다.

박 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정당을 만드는 상황에서 범중도보수 표를 결집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통합의 의미에 조금이라도 누가 된다면 언제든지 제 개인적인 열망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공천신청을 접었다.

■김형오, 사천 논란에 발끈

친이계 인사들의 부활 조짐과 함께 당 안팎으로 친이계였던 김형오 공관위원장과의 연관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옛 친이계 인사들 중에서도 낙천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공천의 뚜렷한 기준이 나오지 않으면서 김형오 사천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정면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공관위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명백히 말씀드리자면 내가 잘 알기 때문에 나 때문에 불출마 선언을 하거나, 경선에서 제외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며 "사천이란 말은 전반적인 흐름을 무시하고 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번에 공천을 받지 못한 사람 중에 김형오와 가까운 사람들이 훨씬 많다"며 "당이 새롭게 탄생하고, 옛날의 모습에서 완전히 벗어나라는 요구를 우리가 최대한 수용하려고 하고 있다. 극히 일부지만 (사천이라고 하는) 이 흐름을 잘못 읽고 계신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한편 이날 바른미래당에서 통합당으로 옮긴 이찬열 의원은 경기 수원갑 공천에서 컷오프(공천배제) 됐고, 새로운보수당 출신 5선의 정병국 의원은 공관위에 불출마 의사를 밝혀 해당 지역구에는 김선교 전 양평군수가 단수추천됐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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