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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시위에 코로나19까지 홍콩경제 돌파구는?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7 12:20

수정 2020.03.07 12:20

- 올해 378억원의 재정 적자 발생...홍콩 정부
- 코로나19 대응과 경제활성화 투트랙 전략
- 그러나 신규 세수 확보 없으면 위기 탈피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홈페이지 캡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홈페이지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범죄인송환법 반대시위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홍콩 경제가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홍콩 정부는 정보통신, 금융 등을 집중 지원해 경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내에 홍콩 재정이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경제성장도 관건이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반정부 시위와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올해 378억 홍콩달러 가량의 재정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국내총생산(GDP)의 4.8% 수준이다.


이 같은 추정은 최근 지표에 근거하고 있다. 1월 홍콩 소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1.4% 급감하면서 지난해 12월 19.4%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홍콩소매업협회는 올해 상반기 소매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최대 50%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작년 2월 하루 20만명에 달했던 홍콩 방문 관광객은 2월에 3000명으로 추락했다. 관광객이 줄면서 음식료업계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홍콩 경제는 지난해 반정부 시위 때부터 휘청거렸다. 2019년 1월~11월까지 소매점 판매액은 전년과 견줘 10.3% 감소했고 여행객은 14% 감소했다.

홍콩 경제의 92.3%는 3차 산업이 차지한다. 홍콩이 아시아의 관광·서비스, 물류, 금융 중심지가 된 배경이다. 따라서 3차 산업의 충격은 홍콩 전체 경제에 타격을 주고 이는 세수 확보를 어렵게 하고 있다. 정부는 세금을 거두지 못하면 재정 위기를 맞게 된다.

홍콩 정부는 이에 따라 코로나19 방제 지원과 경제·산업 활성화라는 투 트랙으로 경제 정책을 운영키로 했다. 우선 경제·산업 활성화 차원에선 220억 홍콩달러 규모의 HK성장기금을 조성해 혁신기술 기업과 해당 분야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대상 사업은 홍콩의 금융, 상업, 혁신센터 기능회복 프로젝트다. 다만 반드시 홍콩 내에서 진행돼는 신규 사업에 한정했다. 홍콩은 정보통신(IT)을 최우선 분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기술바우처프로그램(TVP) 펀딩 비율을 현재 3분의 2에서 4분의 3으로 높이고 상한 금액은 40만 홍콩달러에서 60만 홍콩달러로 상향 조정한다. 각 신청자별 허가 프로젝트 수도 4개에서 6개로 늘린다.

TVP는 기술서비스와 솔루션을 사용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거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업그레이드 하는 중소기업에게 지원하는 보조금 프로그램이다. 한국의 과학통신기술부에 해당하는 홍콩 창신과기서가 2016년 11월 도입했다.

코로나19 대책은 소매·관광업체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홍콩 정부는 300억 홍콩달러의 자금을 마련해 이 가운데 169억 홍콩달러를 소매업계, 음식료업, 운송업, 숙박업, 여행업에 지원키로 했다. 다만 지원금은 일회에 그친다.

또 101억900만 홍콩달러는 바이러스 대응 자체에 대한 지원, 수술용 마스크 현지 생산 부양을 위한 기술투자, 방역장비 구매, 부동산 관리 직원·경비원·청소원 지원 등에 사용한다.

그러나 홍콩 경제학계에선 이미 6년 전부터 인구 고령화 등으로 세수보다 세출 증가 속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2021년이면 구조적인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동안 지속적인 적자 상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정부가 신규 세수원 발굴과 새로운 경제 육성 전략을 짜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여기다 반정부 시위와 코로나19가 덮이면서 상황은 더욱 어렵게 됐다.

SCMP는 이날 “교육 서비스업체, 애완동물 업종, 미용실 등 소규모 업체들이 홍콩 정부에 60억 홍콩달러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대기업이 아니라서 정부의 지원에 뒤쳐져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0시 현재 홍콩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모두 104명으로 이 가운데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의심사례는 1000여건에 달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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