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펀드시장 주춤… 부동산펀드 ‘나홀로 호황’

배지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3 18:00

수정 2020.03.03 18:00

부동산펀드 설정액 100조 돌파
저금리 등 증시 약세에 돈 몰려
사모펀드는 22개월만에 순유출
펀드시장 주춤… 부동산펀드 ‘나홀로 호황’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원금손실과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등의 여파로 펀드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부동산 펀드는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부동산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와 사모를 합친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달 28일 기준 102조183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모가 3조3414억원, 사모는 98조6770억원이다. 부동산 펀드 전체 설정액은 1년여 전인 2018년 말(75조5464억원)보다 약 35%(26조4719억원)가 늘었다.

같은 기간 부동산 펀드의 순자산 총액은 104조4820억원을 기록했다.
공모펀드의 순가치는 3조5068억원에 불과한 반면,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100조9753억원으로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순자산은 설정액과 달리 가치 상승을 반영한 지표다.

부동산 펀드의 인기는 사모펀드 시장 위축과 함께 전체 펀드 설정액이 감소하는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 사모펀드 설정액은 2765억원 줄어 2018년 3월 이후 22개월 만에 순유출을 나타낸 바 있다.

사모펀드 부실운용 사태와 함께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한 리스크도 부각됐다. 2월 28일 기준으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는 56조3457억원으로 전월 대비 1250억원 늘어났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부동산 펀드 투자 현황'에 따르면 펀드규모 상위 15개 운용사의 해외부동산 펀드(401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91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해외부동산 투자는 해외 환율과 국제분쟁과 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실물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해외자산 검증이 서면 위주로 이뤄져 금융당국이 실사 강화 등 투자 가이드라인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부동산 투자 역시 위험성은 상존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가파른 성장속에 증권업의 위험 익스포저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PF 대출은 부동산 펀드의 대표적인 국내 투자대상이다.
이석훈 자본연 선임연구위원은 "현재까지 부동산PF 시장에서 증권사들의 손실이 제한적이었지만, 저성장의 심화나 금융위기로 인해 대규모 미분양사태가 발생하면 유동화증권의 기초자산인 부동산PF 대출채권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bjw@fnnews.com 배지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