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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 끝 모를 추락…코로나19 피해 전 업종 확산 [fn패트롤]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2 20:42

수정 2020.03.02 20:46

코로나19 위기 심각단계 격상 후 관광객 63%↓
기업 체감경기 ‘최악’…10곳 중 7곳 피해 호소
제주시 연동 번화가인 '누웨모루'거리(옛 바오젠거리). 중국발 신종 코로나 사태와 무사증 입국제도 중단으로 거리가 텅 비어 있다. /사진=fnDB
제주시 연동 번화가인 '누웨모루'거리(옛 바오젠거리). 중국발 신종 코로나 사태와 무사증 입국제도 중단으로 거리가 텅 비어 있다. /사진=fnDB

[제주=좌승훈 기자] 끝 모를 추락이다.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단계로 격상된 지난달 23일부터 1일까지 제주를 찾은 입도객이 10만913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만3210명에 비해 62.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 1일 입도객은 1만3739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의 4만6664명에 비해 70.6%나 급감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1일까지 3036명(중국인 128명·일본인 379명·기타 2539명)이 제주를 찾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9515명에 비해 89.7%나 줄어든 것이다.

내국인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 기간 제주를 찾은 내국인은 10만608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6만3735명에 비해 59.8% 감소했다.

■ 관광·여가서비스업 피해 가장 커

문제의 심각성은 내국인 관광객이 오히려 증가했던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와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와 함께 내국인들도 감염 공포에 외출을 자제하면서, 관광업종과 문화·여가 관련 업종 등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받은 것이다.

이는 비단 관광업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기업 체감경기 지수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2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2020년 2월 기업경기 동향과 3월 전망’에 따르면, 이달 산업 업황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전월 대비 16포인트 내린 41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1월 제주지역 기업경기조사가 월 단위로 편제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전국 업황 BSI(65)보다 24포인트나 낮아 제주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예측됐다.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100을 넘으면 경기를 낙관하는 기업이 많고, 100 이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제주상공회의소는 최근 도내 115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제주 지역 상공인 경제현안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19'로 경영상 피해를 입었다는 기업이 74.8%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표는 업종별 피해현황. [제주상공회의소 제공]
제주상공회의소는 최근 도내 115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제주 지역 상공인 경제현안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19'로 경영상 피해를 입었다는 기업이 74.8%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표는 업종별 피해현황. [제주상공회의소 제공]

자금난도 심각하다. 코로나19 사태로 도내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면서, 특별경영안정자금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제주상공회의소가 최근 지역 내 115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피해 현황에 대한 2020년 지역상공인 경제 현안 인식 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상 피해를 입은 기업은 74.8%로, 대다수 기업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관광서비스업에서 92.9%, 농수축산업에서 90.0%, 유통·운수업에서 90.0%, 제조업에서 79.0%, 건설업에서 50.0%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 경기전망 ‘바닥’…특단 대책 필요

구체적인 피해 요인을 보면, 내수위축이 36.6%로 가장 많고, 국내외 관광객 감소(27.4%), 대규모 행사 취소(16.0%), 심리적 불안감(11.4%), 투자위축(5.1%), 기타(3.4%) 등의 순이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피해가 전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코로나19와 관련해 가장 필요한 정부·지자체의 정책으로는 중소기업·자영업자 특별경영안정자금 지원(31.3%), 과도한 불안심리 차단과 소비활성화 캠페인(19.4%), 고용안정을 위한 고용유지 지원금 지원(18.9%), 세 부담 완화와 징수유예기간 확대(18.1%), 신용보증재단 특별보증 지원(7.5%), 청년·중장년 일자리사업 지원 확대(4.4%) 등이 제시됐다.

지역 최대 경제현안을 묻는 질문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31.1%로 가장 높았으며, 부동산 등 건설경기 침체(24.4%), 제주 제2공항 건설(22.8%), 기업·가계부채 증가(14.4%), 농가소득 감소(5.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기업피해가 관광·여가 서비스업 뿐 만 아니라 전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당장 특별경영안정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민생경제 안정과 함께 경제활력 모멘텀을 지켜내기 위한 특단의 정책 대응이 긴요한 상황"이라고 주문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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