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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 터미널 경영난에 지자체 부담만↑ [fn 패트롤]

황태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1 18:17

수정 2020.03.01 18:17

도내 버스터미널 48곳중 5곳 공영
"적자에도 군민·관광객 위해 운영중"
【 무안=황태종 기자】 전남 농어촌 및 중소도시 버스터미널 상당수가 이용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민간사업자의 경영포기로 터미널 운영을 떠맡는 지자체들이 재정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더욱이 고령화·저출산에다 인구 도시집중 가속화로 농어촌지역 인구절벽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경영악화 및 재정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돼 지자체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이에 따라 버스터미널의 공공성 못지 않게 중요한 수익성을 확보해 예전의 '랜드마크' 기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물류, 유통, 문화 기능을 갖춘 융복합 터미널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남지역 경영포기 터미널 잇따라

1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 22개 시·군에는 시·군당 1~4개씩 모두 48곳의 버스터미널이 운영 중이다. 이 중 42곳은 민간이 운영하는 '공용터미널'이고, 구례터미널, 광양중마터미널, 함평터미널, 함평문장터미널, 장성터미널 등 5곳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영터미널'이다. 광양중마터미널을 제외한 4곳은 민간사업자의 경영포기로 지자체가 운영을 떠안았다.
반면 강진터미널은 당초 '공용터미널'이었으나 민간 사업자가 손을 떼자 군에서 직영하고 있다.

해당 지자체들은 주민 불편 해소 및 관광객 편의를 위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터미널을 떠안은 뒤 운영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쏟아붓고 있다.

함평군은 지난 2008년 운영을 맡아 2013년 5억원을 들여 함평문장터미널을 신축하고, 이듬해 12억원을 들여 함평터미널을 새로 지었다. 군은 두 곳에 각각 1명씩의 직원을 고용해 시설 유지 및 관리를 맡기고, 매표 업무는 민간사업자에게 위탁하고 있다.

구례군은 2009년 터미널을 떠맡아 2012년 35억원을 들여 버스터미널을 신축해 직영하고 있다. 올해 운영비로 2억 6000만원을 편성했고, 청소 2명·매표 2명·건물관리 2명 등 6명을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객은 지난 2016년 연간 30만명(하루 평균 821명)에서 지난해 26만명(하루 평균 712명)으로 매년 1만명 가량 줄고 있다.

장성군은 2013년 10억 7000만원을 들여 터미널을 인수해 직영하고 있다. 지난해 운영비로 3800만원을 썼으며, 매표직원 3명을 고용하고 있다.

강진군은 2018년부터 매월 1500만원씩 1년에 1억 8000만원의 임대료를 건물주 등에게 주고 터미널을 직영하고 있다. 청소·매표·건물관리를 위해 직원 5명을 고용하고 있으나, 이용객은 2017년 1일 평균 1400명에서 지난해 1290명으로 줄고 있어 운영비 등을 제외하면 수익은 거의 나지 않고 있다.

곡성군은 오는 10일부터 석곡터미널을 떠맡아 직영한다. 군은 터미널 인수 및 진입도로 매입에 총 5억원을 들였으며, 연간 1700만원을 용역회사에 주고 무인 발권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밖에 광양시와 영광군도 터미널 운영을 검토 및 준비 중이다.

■이용객 감소로 재정부담 가중될 듯

버스터미널을 떠맡아 운영 중인 지자체나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버스터미널은 노인이나 빈곤층 등 교통약자 운송에 꼭 필요한 복지인프라이고 지역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교통인프라인 만큼 존속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구례군 관계자는 "군내버스는 7.7%, 시외버스는 9.6%의 판매수수료를 받고 커피숍·식당·매점 임대료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6명의 인건비를 포함하면 적자다"고 호소했다.
강진군 관계자도 "경영난 및 재정부담 가중이 뻔히 예상되지만, 수익성보다는 군민과 관광객 편의에 중점을 둬 계속 운영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농어촌 및 중소도시 중심 상권인 버스터미널에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현철 광주전남연구원 농수산해양연구실장은 "민·관이 공동 위기의식을 갖고 '사람이 찾아오는 터미널'을 조성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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