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하루새 확진자 300명 추가.. “대응 실패” vs “빨라진 검사 속도”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7 15:40

수정 2020.02.27 15:40

코로나19 확진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서울 강동구는 지난 26일 명성교회 및 명일시장 등 주변 지역에 대한 방역작업을 실시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서울 강동구는 지난 26일 명성교회 및 명일시장 등 주변 지역에 대한 방역작업을 실시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27일 코로나19 확진자가 300명 이상 추가 발생했다. 하루에만 확진자가 300명 넘게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그 원인을 두고는 조금씩 다른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 전파로 이어지면서 국내 바이러스 감염증 권위자인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초기 대응을 잘못한 것이 현재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검사 속도와 상관없이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엎질러진 물이 돼 사실상 정부 당국이 제대로 손을 못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방역을 하는 게 아니라 신천지교회 신자들 쫓아다니기 바쁜 모양새”라며 “이보다 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일주일 만에 확진자가 1500명이 넘었는데 2000명 넘는 것도 시간 문제”라며 “이런 추세로 가면 중국 우한에서처럼 병원 내 감염 유행시 의료진 감염, 병원폐쇄 등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 사태가 한국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같은 확진자 급증세는 빨라진 검사 속도도 감안해야 한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 국내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사람은 5만7000명을 넘어섰다. 일본은 진단 검사 건수가 이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의 전문가들은 한국의 코로나19 진단 검사 속도와 규모에 감탄을 표했다. 세계적인 정치·경제학자인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대표는 한국에서 운영 중인 드라이브 스루 코로나바이러스 진료소를 소개하며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드라이브 스루란 패스트푸드 음식점이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차에 탄 채로 주문하고 음식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확산 추세이기도 하지만 검사 속도가 전보다 빨라졌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일단 신천지와 관련된 확진자가 계속 나오니까 신천지 관련 사람들의 검사가 끝나야 대략적인 추이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 교수는 “대구, 경북 만큼 확진자가 많지 않은 지역도 외부에서 유입되는 환자에 대해선 자가격리시키고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혹시나 감염자가 작은 병원이나 중증장애인시설 같은 곳에 들어가면 대남병원처럼 사태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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