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미훈련 '사실상 취소'…文정부 임기내 전작권 환수 차질 빚나

뉴스1

입력 2020.02.27 15:18

수정 2020.02.27 15:22

합참 공보실장 김준락 대령(오른쪽)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에 대한 브리핑을 마치고 한미연합사 공보실장 피터스 대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0.2.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합참 공보실장 김준락 대령(오른쪽)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에 대한 브리핑을 마치고 한미연합사 공보실장 피터스 대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0.2.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에 순환 배치되는 미국 육군 제1보병사단 예하 제2전투여단(단검 여단)이 한국 광양항에 도착했다. (미8군 제공) 2020.2.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한국에 순환 배치되는 미국 육군 제1보병사단 예하 제2전투여단(단검 여단)이 한국 광양항에 도착했다. (미8군 제공) 2020.2.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미가 3월 초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무기한 연기하기로 하면서 훈련이 사실상 취소됐다. 군 당국이 이미 전군 야외훈련을 취소한 가운데 한미가 연합훈련마저 예정된 일정에 시행하지 않으면서 안보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의 27일 발표에 따르면 박한기 합참의장이 먼저 훈련을 연기할 것을 미측에 제안했고 이에 대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현 상황의 엄중함에 공감하고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일각에선 전날(26일) 오전 주한미군 병사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미측이 연합훈련 시행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 게 아니냐 하는 시각도 있었으나 오히려 미측은 훈련을 정상적으로 진행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 25일 미측이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먼저 제안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연합훈련에 관한 모든 결정은 한미동맹 차원에서 내리는 결정이 될 것이며 일방적인 결정이 될 수 없다"며 부인하기도 했다.

한미는 이번 결정에 대해 "동맹은 대한민국 방위를 위해 그 어떤 위협에 대해서도 높은 군사적 억제력을 제공하고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염병으로 인해 한미연합훈련이 조정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한미는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대대급 이하의 소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는데 일정 자체가 연기되지는 않았다.

이에 앞서 한미는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라 연합훈련을 연기하고 비핵화 대화가 진행되는 기간에는 훈련을 유예하기도 했는데 당시와 지금은 상황 자체가 다르다.

이번에 한미가 진행할 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가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지휘소훈련이다. 특히 이번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의 예상되는 도발에 일부 미군 전력의 실기동 훈련(FTX)을 병행하는 방식도 앞서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달 초에는 주한미군의 제23화학대대 소속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부대가 국군 수도기계화사단과 함께 WMD 제거 훈련을 한 사진이 이례적으로 주한미군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이번 연합훈련으로 북한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날릴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미국은 또 지난 13일 궤도 차량과 기타 장비를 광양항으로 들이면서 자국 전력의 한반도 순환배치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당초 이번 연합훈련이 조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앞두고 올해 예정된 한미연합사 완전운용능력(FOC) 검증평가와 연관돼 일정을 미루는 것이 쉽지 않다는 예상이 있었다.

한미는 미래연합사의 기본운용능력(IOC) 검증 결과를 지난해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공동으로 승인했고 이를 토대로 올해 FOC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3월 한미훈련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훈련을 준비하는 기간이 부족해 올해 내 FOC 검증을 하기가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고, 전작권 전환은 일정보다 조건에 기반해야 한다는 미측의 입장이 강경해 문재인 대통령 임기내에 전작권 전환이라는 목표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주한미군은 소속 장병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온 것을 전후로 대구 기지 필수 임무자를 제외하고 사실상 '셧다운' 조치를 취한 것도 한미 연합 방위태세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다만 국방부는 3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은 '사실상 취소' 됐지만 한미연합 방위 태세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미 국방대학교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연합방위태세가 이미 확고하고 발전된 경지에 이르렀다"면서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C4I 체계를 통해 대응을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 무기체계, 작전 운용체계, C4I를 활용해 조정된 방식의 연습을 적용하면,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하더라도 연합방위태세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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