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美·中 모두 '코리아 포비아' 외교부 사태 진화에 '진땀'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5 20:50

수정 2020.02.25 20:58

코로나19 한국 내 확진 상황 '심각'
미 CDC 여행경보 최고단계로 격상
발원지 中마저 한국인 격리 조치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국제공항에서 25일 방역요원들이 제주항공편으로 입국한 승객들을 버스에 태우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사진=뉴시스화상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국제공항에서 25일 방역요원들이 제주항공편으로 입국한 승객들을 버스에 태우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고 있어 외교부가 사태 악화 방지에 나섰다.

특히 미국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로 높였고 중국 지방정부도 한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를 내려 '코리아 포비아(한국 기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을 한 국가 및 지역은 모두 24곳이다. 이스라엘, 홍콩, 모리셔스 등 7곳은 입국 금지 조치를, 영국·대만·싱가포르·태국 등 17곳은 입국 절차를 강화했다.
입국제한 국가 등이 전날보다 7곳이 늘었다.

특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강화된 주의' 단계인 2단계로 올린 이후 불과 이틀 만인 24일(현지시간) 최고 단계이자 '경계'를 뜻하는 3단계로 올렸다. CDC는 지난 4일 중국에 대해서도 3단계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도 한국의 상황을 우려, 지방정부 차원에서 입국한 한국인에 대해 강도 높은 검역과 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주중대사관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항공 당국은 이날 오전 도착한 인천발 제주항공 7C8501편 승객 167명을 전원 격리 검사한 뒤 격리조치했다. 이중 우리 국민은 19명이다. 또 중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한 첫 사례다.

다만 외교부는 "중국 중앙정부 차원에서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한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 당국 및 지방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해 우리 국민의 불편과 여행객 안전을 위한 대책을 지속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각국이 한국인의 입국에 대한 통제 수준을 높이고 있는 것은 현재 한국에서의 코로나19 확진이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되고 있고, 우리 정부가 현 상황을 위기경보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해 총력 대응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 결정이다.

앞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한국인의 입국 제한 조치 국가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책 시행과 촘촘한 검역 체계 등 국가 차원의 대응 상황 등을 각국에 자세히 설명해 과도한 대응에 나서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스라엘의 입국 금지 조치에 "과잉대응이며 이런 과잉대응이 없도록 재외 우리 공관이 주재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건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주한 외교관들에게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설명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 차관보는 설명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 정부의 선제적인 노력과 방역 조치에 대해 설명하고 주한 외교단 관계자들에게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 등을 자제해 달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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