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뒷북 라임펀드 판매 산업은행…내부통제 시스템 제기능 못해

뉴스1

입력 2020.02.24 14:59

수정 2020.02.24 14:59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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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시중은행조차 판매를 중단했던 지난해 7월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24일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뒷북 판매를 하는 과정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기능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은 자신들 역시 자산운용사인 라임 측에 사기를 당한 측면이 있다면서 억울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7월3일부터 8일까지 28개 계좌, 총 37억원어치의 라임 펀드를 판매했다.

산업은행이 판매한 펀드는 라임레포플러스9M 펀드로 환매가 중단된 라임플루토-FI D-1호에 60%, 라임레포우량채권펀드에 40% 투자한 상품이다.

지난 14일 금감원의 '라임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및 향후 대응방안' 발표 당시 산업은행의 라임펀드 판매 사실이 알려졌다.
다만 여타 은행에 비해 피해규모가 작았기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않았지만 뒤늦게 판매 시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펀드를 판매한 7월은 라임 펀드를 가장 많이 팔았던 우리은행을 비롯해 하나은행 등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파악하고 해당 상품을 팔지 않았던 시점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 라임에 대한 이상 징후를 포착한데 이어 같은달 검찰에 라임 관계자를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이첩했다. 심지어 7월1일에는 라임의 불건전영업행위에 대한 신고도 금감원에 접수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산업은행은 라임 펀드를 판매한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산업은행의 라임 펀드 판매 과정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산업은행에선 상품선정위원회가 해당 상품 판매를 결정했는데 라임 측에서 제공한 자료만을 갖고 결정했다. 자산운용사에 대한 일방적인 홍보 내용이 담긴 자료로 상품 판매가 결정된 셈이다.

산업은행은 라임 펀드 판매 논란에 대해 '우리도 피해자'라며 억울해하고 있다. 산업은행 측 관계자는 "(판매 시점에는) 라임 부회장 개인의 일탈이 문제였고 상품이나 회사에 대한 (문제제기는) 없었다"며 "저희뿐 아니라 다른 금융기관 역시 판매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라임에서 받은 자료는 100% 확정금리 상품이라고 했기에 판매를 했다"며 "라임 쪽의 사기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피해자에 대한 배상 문제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고 최대한 노력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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