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이미 1조2000억 손실..더 커지는 건 시간문제 [라임펀드 후폭풍]

김정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3 17:39

수정 2020.02.23 17:39

무역금융펀드 내달 말 실사결과
금감원, 전액 손실 날 것으로 봐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자들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투자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2개 모(母)펀드에 대한 실사 이후 자산 기준가격이 조정된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환매를 중단한 또 다른 모펀드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 1호)'의 실사 결과까지 나오면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2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라임운용이 운용하는 262개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지난 20일 기준 2조8142억원으로 설정액(4조345억원)보다 1조2203억원이 적다. 설정액(투자원금)보다 순자산(운용에 따른 현재 가치)이 적은 것은 그만큼 손실을 내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라임운용이 환매가 중단된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의 모펀드에 대해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자산 기준가격 조정에 들어간 때문으로 해석된다.
라임운용의 펀드 자산 기준가격 조정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다음 달 말께 무역금융펀드 실사 결과가 나오면 추가 손실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금감원의 중간검사 결과를 보면 라임운용은 2017년 5월 신한금융투자의 총수익스와프(TRS) 레버리지를 이용해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펀드 등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다. 그러나 2018년 11월 IIG 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하자 이들을 모두 묶어 모자(母子)형 구조의 무역금융펀드를 만들어 손실을 희석했다. 모펀드 아래 수십개의 자펀드, 손자펀드까지 두는 '복층 투자구조'의 펀드다.

라임운용은 IIG펀드의 부실을 가리기 위해 이 무역금융펀드를 싱가포르 소재 로디움에 장부가로 처분하고, 약속어음(P-note)으로 5억달러(약 6000억원)를 받았는데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신한금융투자가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이런 가운데 라임운용 측은 무역금융펀드의 손실률이 절반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금감원은 전액 손실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라임운용의 예상대로 50% 손실이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펀드 자산의 가치는 약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앞서 라임운용 중간 검사결과 발표 당시 금감원은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약속어음 원금(5억달러)은 IIG 2개 펀드 등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 손실과 연동되는 구조"라며 "이 펀드들에서 투자손실이 2억달러 이상 나면 무역금융펀드는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삼일회계법인의 회계 실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결과에 따라 손실률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회계실사는 이달 말 끝난다.

펀드에는 TRS 계약을 통한 레버리지가 사용된 만큼 개인투자자는 전액 손실에 가까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금감원은 해당 펀드에서 불법 행위가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일반투자자들에 대해 피해 구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