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여의도 and]"코로나19 어쩌나"…총선 앞둔 여야 속앓이

뉴시스

입력 2020.02.23 09:30

수정 2020.02.23 09:30

코로나19 확산에 일정 전면 취소·대폭 축소 "국민 생명 우선" 공감하지만…장기화에 초조 인지도 떨어지는 정치 신인들 더욱 전전긍긍 "마냥 기다리기만 하다간 얼굴도 못 알릴 판"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회의에 참석한 공동선대위원장들과 총선 승리의 한반도 지도 앞에서 구호를 외치며 박수를 치고 있다. 2020.02.20.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회의에 참석한 공동선대위원장들과 총선 승리의 한반도 지도 앞에서 구호를 외치며 박수를 치고 있다. 2020.02.20. photothink@newsis.com

※ '여의도 and'는 정치권에 얽힌 다양한 뒷이야기들을 소개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여의도 국회는 물론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 등의 조직과 사람들 사연, 제도와 법령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면, 각종 사건사고 후일담 및 에피소드 등을 뉴시스 정치부 기자들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조금씩 잠잠해지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이렇게 난리가 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4·15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의 한 예비후보는 이번 주말 예정된 지역 유세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면서 이렇게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심상치 않은 지역사회 감염 확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 추세를 보이면서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 비상이 걸렸다. 총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악재가 갈수록 눈덩이가 돼가는 형국이다.

예년 같으면 모든 당이 앞다퉈 나서 선거 분위기를 띄우고 각 당 후보들은 지역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해야 할 때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두 주춤거리며 상황만 예의 주시하고 있다.

당장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여야는 총선 관련 일정을 전면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공천관리위원회의 대구 지역 공천신청 예비후보들 면접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같은 날 민주당은 국회에서 총선 체제 본격 돌입을 선언하는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총선 승리를 위한 결의를 다졌지만, 최소 인원만 참석하는 등 차분하고 조촐하게 행사를 진행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괜히 왁자지껄하게 했다가 국민에게 뭇매를 맞기밖에 더하겠느냐"며 "코로나19가 사그라질 줄 알고 선대위 출범을 미뤄왔는데 하필이면 가장 난리가 난 날 출범식을 하게 됐다"고 씁쓸해했다.

코로나19 확산은 무엇보다 선거판을 직접 뛰고 있는 후보들의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위기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2.20.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2.20. bluesoda@newsis.com
여전히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대면' 선거운동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는 국내 정치 문화에서 후보들은 유권자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는 방향으로 유세 전략 재검토에 들어갔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소속 이낙연 전 총리와 통합당 황교안 대표도 그동안 꾸준히 이어온 유세 일정을 이번 주말 전격 취소·축소했다.

이 전 총리 측은 특히 기존의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며 앞으로 코로나19가 안정기에 들어갈 때까지 비대면 선거운동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황 대표 측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이 심상치 않은 만큼 일정을 취소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나마 인지도가 있는 후보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후보나 정치 신인들은 초조하고 불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이 우선"이라는 데는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각자의 정치 운명을 좌우하는 총선을 코앞에 두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부산에 출사표를 던진 통합당의 한 원외 인사는 "코로나19가 부산까지 퍼진 상황에서 유권자들을 만나는 것도 조심스럽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기다리기만 하다가는 총선이 다가올 때까지 얼굴을 알리지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당분간 SNS 등을 통해 선거운동에 나설 예정이라는 민주당의 한 현역 의원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가뜩이나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큰 상황에서 자칫 '밥그릇 챙기기'로 비춰질까봐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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