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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둔 트럼프,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비난 "한국 영화가 탔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1 15:49

수정 2020.02.21 15:4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에서 대선 유세를 하고 있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에서 대선 유세를 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오는 11월 재선을 위해 '애국 마케팅'에 힘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갑자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언급하며 올해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난했다. 그는 한국 감독의 영화가 미국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며 이미 한국과 다른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CNN 등 현지 언론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에서 진행한 대선 유세에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얼마나 나빴지? 승자는 한국에서 온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그게 다 뭐였지? 우리는 한국과 무역에서 충분히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라며 "더욱이 올해 최고의 영화상을 주나? 잘 됐나? 모르겠다"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영화를 찾고 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영화)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선셋대로'는? 좋은 (미국) 영화가 너무 많다"며 1950년대에 제작된 미국 영화들을 거론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 나는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이) 최고의 외국어 영화상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아니었다. 그것은 작품상이었다.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이날 발언 직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트위터에 "'기생충'은 갑부들이 서민계층의 투쟁을 얼마나 의식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영화로, 두 시간 동안 자막을 읽어야 한다. 물론 트럼프는 그것을 싫어한다"고 적었다. 기생충 영화의 미국 현지 배급사 네온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해할만하다. 그는 읽을 수가 없잖아"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지난 9일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 정치적인 발언을 했던 남우조연상 수상자 브래드 피트 또한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의 광팬이 아니다. 그는 일어나서 잘난 체하는 말을 했다. 그는 잘난 체하는 인간"이라고 말했다.


앞서 브래드 피트는 시상식 수상 소감에서 "여기에서 (수상소감을 말하는데) 45초가 주어진다고 한다. 이 45초는 상원이 이번 주에 존 볼턴에게 줬던 시간보다 45초가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올해 상원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여당이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언을 무산시킨 것을 의식한 언급으로 보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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