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강남=보수' 옛말… 여야, 8석에 자존심 걸었다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0 17:50

수정 2020.02.20 19:09

지난 총선서 3석 가져간 민주당
서울 압승 노리며 인물배치 고심
강남 되찾아오겠다는 통합당
태영호·윤희숙 등 새 인물 세울듯
"뺏긴 곳을 되찾느냐, 남은 성곽까지 함락이냐"

서울 강남권이 보수 후보면 누구나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던 건 이제 옛말이다. 4·15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요즘 주인이 누가 될 지로 강남3구가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보수의 철옹성을 흔들면서 강남을·송파을·송파병 3곳을 차지했다. 이번 총선에선 이 세 곳을 교두보로 남은 5개 선거구마저 공성전을 예고 중이다. 보수통합 바람을 등에 업은 미래통합당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PK·TK와 함께 서울 강남3구도 고강도 인적 쇄신을 예고하고 있다.
사정이 이처럼 되면서 선거를 두 달 앞둔 강남권 곳곳이 벌써 총성 없는 여야 전쟁으로 불붙고 있다.

■강남벨트가 최대 승부처

20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강남3구는 이른바 서울 '빅3'(종로·동작을·광진을) 선거구 못지않게 여야 모두에게 최대 전략지로 꼽힌다. 빅3가 여야 자존심 대결의 장이라면 강남3구는 명암에 따라 실제 총선 성적표 희비가 갈릴 수 있어서다.

단순한 의석 숫자상으로나 정치적 비중 모두 서울에서 손꼽히는 매머드급 격전지로 불린다. 강남3구 8개 선거구(강남갑·강남을·강남병·서초갑·서초을·송파갑·송파을·송파병)는 서울 전체 49개 선거구 가운데 6분의 1을 차지한다. 또 서울에 남은 보수의 마지막 보루로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지형도가 크게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의 강남3구 비중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서울 12석(옛 자유한국당은 9석, 옛 새로운보수당은 3석)가운데 현재 강남권 의석이 5석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강남에서 실점하면 물러설 마땅한 곳이 없어지는 셈이다. 반면에 민주당은 강남3구 선거구 전역에서 싹쓸이할 경우 야당세를 꺾고 서울 압승 퍼즐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어느 때 보다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참신한 인물 깜짝 공천가능성도

강남3구는 아직 대진표가 나오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깜깜이 선거'로 불린다. 통합당이 강남권 인물 쇄신에 공을 들이며 시간을 끄는 탓도 있다. 여기에 일부 통합당 중진 불출마 등 곳곳이 복잡한 구도와 넘치는 변수로 볼거리가 풍성한 편이다. 강남 갑·을·병 세 곳 모두 통합당이 태영호 전 북한 영국 공사,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등 새 인물을 어디로 전진 배치하느냐에 지역마다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강남 정치 1번지 강남갑은 3선의 이종구 의원이 험지 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에선 4선의 김성곤 전 의원이 예비후보로 도전장을 냈다.

강남을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보수 철옹성의 빗장이 풀렸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통합당에선 거물급 맞불을 준비 중이다. 강남병도 비례 출신의 이은재 통합당 의원이 3선 도전을 앞둔 가운데 국민의당에선 안철수계 김삼화 의원이 예비후보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통합당에선 이재인 전 청와대 여성가족 비서관도 예비후보로 도전장을 냈다. 송파갑은 재선의 박인숙 의원이 현역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 전 부장검사가 통합당 후보로 출사표를 냈다.
송파을은 배현진 전 MBC 앵커가 통합당 예비후보로 일찌감치 최재성 민주당 의원과 표밭 경쟁 중이다. 민주당 남인순 의원의 송파병은 옛 안철수계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도전장을 내며 경쟁이 불붙고 있다.
서초갑(이혜훈), 서초을(박성중)은 아직 공천 심사 결과가 남은 가운데 민주당에선 서초갑에는 이정근 예비후보가, 서초을은 박경미 비례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