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감원, 라임펀드 주가조작 본다…무자본M&A 결탁 가능성도

뉴스1

입력 2020.02.20 06:15

수정 2020.02.20 06:15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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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상장 종목들에 대해서 주가 조작 등 불공정거래를 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혐의가 발견되면 신속히 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라임운용이 펀드 자금으로 상장사 CB(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에 투자하는 식으로 자금 지원을 하면서 주가조작을 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라임운용이 상장폐지를 앞둔 부실 한계기업 등의 CB를 사들여 자금을 빌려준 뒤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과 결탁해 주가 조작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무자본 M&A는 일명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특정 세력이 주로 자기자금보다는 차입자금을 이용해 기업을 인수하는 비정상적인 투자 행위를 말하며 금융당국은 이런 행위를 예의주시해왔다.

무자본 M&A가 불법은 아니지만 기업 인수자가 회사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유용하거나, 인수주식의 매도를 통한 시세차익을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불공정거래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특정 기업의 내부문건을 확보했다는 한 매체에 따르면 라임운용은 이런 무자본 M&A를 지원하고 인수된 기업에 자금도 댔다. 또한 주가 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가담하고, 주가가 급등락하는 과정에서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한다.

금감원은 라임운용이 투자의사결정 과정에서 이종필 전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부사장 등 일부 운용역의 독단적 의사결정에 의한 위법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라임 환매 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 부사장은 현재 잠적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도에 나온 투자 종목들도 살펴보고 있다.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되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다만 금감원은 아직 해당 내부문건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임운용이 올해 들어 지분율(최종 지분보고 기준·전환사채 지분 포함)을 공시한 곳은 Δ스타모빌리티(41.15%) Δ슈펙스비앤피(19.57%) Δ블러썸엠앤씨(14.3%) Δ에스모(13.76%) Δ동양네트웍스(12.47%·거래 정지) Δ에스모 머티리얼즈(11.86%) ΔSG(9.83%) Δ대화제약(1.82%) 등이다. 라임운용이 투자한 상장사는 수십여개로 알려져 있다.

라임운용의 '주문자 상표부착(OEM) 펀드'를 운용했다는 의심을 받는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를 합치면 라임운용이 투자한 기업의 리스트는 더 늘어난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28일부터 9월6일까지 두 운용사를 검사한 바 있다.


금감원이 향후 라임운용의 주가 조작 등 불공정거래 혐의를 발견해 정식으로 조사에 착수, 의혹이 밝혀진다면 라임운용 사태는 대규모 환매 중단에 의한 투자자 피해 사건을 넘어 희대의 종합 금융사기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조사권 한계 등으로 사실 규명이 어려운 사항에 대해서는 검찰 등 수사기관과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전날 라임운용과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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